서울마라톤에는 3년전 2003년에 참석했고 연 2년간 참여하지 못했다
재작년은 산악회 시산제 참여로, 작년은 개인 사정 때문이다

비가 온다는 일기 예보로 긴 타이즈와 겨울 모자를 준비했으나 비는 오지 않고 구름에 안개 자욱한 날씨는 오히려 마라톤에 더욱 양호한  조건이다
지하철을 내리니 웬 젊은 친구가 나를 빤히 쳐다보는 데 계단을 올라가서도 계속 쳐다보고 있어 어디서 만 났는지 기억에는 없으나 본듯한 얼굴이다
지하철 3번 출구로 나서는데 뒤에 쳐진 젊은 친구를 부르는 이름이 배 형진이라한다 -바로 말아톤의 그 친구로구나

지난번과는 달리 63빌딩 옆 행사장으로 가니 소란 시끌 떠들썩하다
뒤따라 도착한 조주영군과 종갑이와 함께 망월 마라톤 플래카드를 가설 울타리에 설치하고 여러 동문들 모두 모여 스트레칭, 기념사진 후 출발 준비에 나선다

오늘 풀코스에 도전하는 멤버는 박수진, 박재일, 유맹석 형들과 이동윤 동기, 이 종철 후배 합계 6명이다
항상 느끼는 바지만 출발선에 서기만하면 과연 완주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앞선다

내주에 동아 마라톤이 있으므로 다른 회원들은 Half를 신청하고 각자의 기록에 따라 나뉘어진 순서대로 출발하는데 다른 동문들과 함께 F 그룹 후미에서 출발 했는 데  수진 형, 종철 후배는 먼저가고 맹석형과 발을 맞추었고 오늘은 6분 30초 정도의 페이스로 전 코스를 달릴 수 있다면 성공이다  

여의도를 벗어나 한강 철교 쪽으로 가는데 앞에 낯익은 커플이 보인다 - 최성순 부부다
인사하고 사진도 찍으며 함께 가는데 뒤에서 이 동윤 동기가 끼어든다  
앞에 간 줄 알았는 데 잘뛰라고 격려하고 먼저 나아간다    
예년처럼 미군, 캐나다 분들이 보이고 일본인 친구들이 꽤많다

일본인 남녀 커플이 4시간 30분이라 쓴 패말을 가슴과 등에 부치고 있어 이들과 페이스를 맟추기로 생각하고 따라갔다  
우리 같으면 컴퓨터로 멋지게 썼을텐 데 흰헝겁에 배직으로 썼다

5km 지점 -반포 지구  연습 출발 장소 부근으로 낮익은곳 - 31분 05초 -그런대로 괜찮은 속도인데 오른쪽 비복근 -장딴지 -에서 아련한 통증이 온다
3년전 대전 마라톤에서 동일한 부위에서 쥐가나 중도 포기한 기억이 되살아난다
지금 어떻게 할 수 없고 조심할 수밖에 - 통증이 강해지면 냉수 찜질밖에 더있나  
겨울용 모자에 추위에 대비해서 긴타이즈 차림이어서  그런지 땀이나기 시작하는 데 그만큼 몸이 빨리 풀린 느낌이다
그것도 경륜(?)이라고 해야 하는지 전에는 약 10여킬로 - 1시간 정도 달려야 몸이풀리는 기분이 드는 데 요즘은 조금은 빨라졌다

우리가 항상 모이던 반포지구의 잠수교를 넘어가는 오르막길 부근에서는 여러개의 북을놓고 두드리며 응원이 굉장하고 안내 요원들의 격려는 기분이 좋다
수진형과 종철 후배는 멀리 갔는지 보이지 않고 동호대교 지나 10km에서 박 재일 선배를 만나 급수대에서 인사하고 천천히 달리는 것이 좋을것이라고 알려주고 먼저나갔다                
10Km 1시간 02분 20초 - 약간 빨라진 느낌인데 무리하지는 않은 것 같지만 오른다리의 통증은 더 하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그치지도 않는다  

앞에서 미군 3명이 달리는 데 2명은 간단한 물주며니만 메고 한명은 야전 배낭을 메고 달리는 데 흔들림이 심하고 힘이 부치는지 동료들로 부터 처졌다가 다시 뛰어 함께 하려 하나 이내 처지는 것이 안쓰럽다  
배낭은 몸에 바짝 붙여야 힘이 덜드는 데 그렇지 못하니 좌우로 흔들리면서 힘을 낭비하고 있다
다가가서 끈을 당겨 배낭을 바짝 붙이라고 충고하며 끈을 당겨주고 배낭 뒷끈도 당겨 부풀어진 상태를 바짝 줄여주니 흔들림이 훨씬 덜하다
평택에서 근무하는 육군인데 풀코스 도전이 처음이란다  잘뛰라고 격려하고 탄천을 건너 종합운동장 옆으로 들어선다

15Km를 1시간 32분 21초에 통과 아직은 무리가 없고 속도도 괜찮다
아까부터 앞에서 뛰는 여성 마라토너가 꽤눈에 익은 폼이다
지나가며 물어보니 풀코스 8회째 도전이고 재작년 춘천에서 4시간 3분이란다
부부 마라토너인데 남편은 벌써 가고 혼자서 레이싱중이라고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다 앞서나아갔다      

오른쪽 장딴지 통증도 그대로이고 잠실 대교 방향으로 가는데 멀리 강변길로 선두팀들이 돌아오는 것이 보이고 전번에는 돌아오는 주자들과 상당 구간 하이 파이브를 할 수 있었는 데
한강변의 길들을 최대로 활용하며 교차되는 부분을 작게 한듯하다

18km 즈음에서 돌아오는 최 종철 군을 만났는데 1시간 53분가량으로 꽤빠르다
저 속도라면 반환점을 1시간 40분 쯤에 통과했을 것이고 페이스만 유지된다면  3시간 30분대는 가능하리라 생각이든다 - 열심히 달려라 최 종철군

광진교로 가는 도중 이 동윤군과 박 수진형을 차례로 만나고 20km 지점을 2시간 02분 58초에, 반환점은 2시간 5분 57초에 통과하였다
오늘 레이스에서 특이점 - 도우미 아주며니 들이 하나 같이 미인들이라고 하니 맹석형도 동의한다  - 아직 힘이 좀 남는지 별거 다 보고 다니네 - 그저 남자들이란 눈이 쏙빠지게 잡아 돌려야 돼

반환점 지나 급수대 - 간이 급식소가 낫지 - 김밥, 오뎅국, 계란프라이 모두가 꿀맛이다
아침을 6시에 먹었고 지금은 12시가 넘었으니 허기질 수밖에 -
닥치는 대로 먹고 먼저 도착한 최 성순 부부와 기넘 촬영후 골인점을 향하여 고!!
근데 최 성순 후배  왜 그렇게 마나님께 꼭 붙어다니나?
지난번 경이달때도 그러더니 .. 누가 채 갈 까봐 겁나나 ?
마나님께도 기회를 좀 줘야지....

좀 먹고 나니 다리의 통증도 없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잠실 종합운동장을 향해 가는 도중  낯익은 얼굴이 나타나는 데 승규형이다 놀란 맹석 형에게 길 잘못 들어 얼떨결에 플코스로 들어섰다며 기왕왔으니 끝까지 가신다고 ...
25km는 2시간37분18초 경 통과 ; 반환점에서 부터는 31분21초 걸렸으니 - 급식소(?)에서 많이 지체했다

작년 경이달 출발하던 곳 조금 못미친 곳 급수대에서 맹석 형을 뒤에 두고 먼저나간다
왼쪽에 종합운동장을 끼고 하류 방향으로 뛸 때면 항상 맞바람이 거세어 힘이 드는 데 오늘은 바람이 약하고 찬기운도 없이 땀 식히기 알맞은 정도이다
탄천 다리 - 여의도에서 대략 15km 정도-와 청담 대교를 지나 30km 지점을 향하는 데 힘들다는 느낌이 온다

상시로 설치된 거리 표지판에는 서울마라톤 클럽 마크가 붙어서 혼동을 방지하지만 대략적으로 거리는 알 수 있는데 30km 지점은 생각보다 멀게 느껴진다
출발점이 여의도 원점에서 약1km 부근이므로 역산으로 생각한 지점이 아니라서 당황스럽고 약간 힘이 빠지는 듯 30km 지점은 아까 10km 지점부근에서 나타나니 조금은 혼란스럽다
여기가 30km 라면 나머지 2km는 어디로 가나 ?
 
30km 기록은 3시간 08분 42초, 5km lap 기록은 그다지 처진 것은 아니나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하니 연습 부족을 절감한다  
동호대교 아래에서 우측 강변으로 따라간다 - 아까 가던 길이 아니다 - 이렇게 외곽으로 돌아서 거리를 맞추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급수대에서 주는 황도 몇조각에 힘을 내지만 잠시뿐이고 음료수가 개운하지 않고 위에 부담스러운 느낌이니 지치고 힘이 들기 시작한다는 신호지만 그래도 앞서가는 미군 커플을 추월하고 한남대교를 지나서 잠수교 코앞에 가니 35km 표시가 나타난다 : 3시간40분 36초

35km 표시에서 유턴 또 유턴하여 잠수교를 가로지르는 오르막을 지나 반포 지구 시민공원 으로 내려가니 또 유턴이고 8개로 이루어진 북팀의 응원이 한창이다  
서래섬 방향의 강변길로 들어서가는 데 아까 추월했던 일본인 4시간 30분 커플이 지나거며 4시간30분을 외친다  
전체적으로 다리도 아프고 어깨 쭉지가 아파서 수시로 팔을 들어 피로를 풀어 보고 발가락에 감각이 별로라 배운대로 발가락을 꼼지락 거리니 그런대로 풀린다  
그런데 발가락을 움직이면 왜 손가락도 따라 움직이는지

고통을 잊기위해 이런저런 생각을 떠올려 보지만 머릿속은 하얗고 걷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나지만 아직은 견딜만하다
반포 지구에서 동작 대교방면으로 향하니 5km 남은 표시 - 3시간 54분 38초 - 페이스 처지는 것이 느껴진다
     
노량 대교 아래 3km에서 4시간 08분 02초- km당 6분 40초 아까 추월했던 미군 커플이 다시 나를 추월해 가는데 따라잡으려는 마음은 앞서나 몸이 따르지 않는다
걷고 싶은 생각은 굴뚝 같지만 아직은 아니라고 마음을 다잡고 더 이상 떨어지지 않도록 따라가다 나머지 2km - 4시간 14분 50초 이대로면 4시간 30분은 충분하고 25분이 어떨까 싶다-

남은 힘을 다하여 내달아 앞서가는 미군커플을 다시 추월하여 한강 철교를 지나니 앞에 63빌딩과 출발점의 천막들이 보이고 나머지 1km 여기서는 스퍼트를 해야하는데 힘이 달린다 약 500m 남기고 그래도 남은 힘을 모아 골인지점 방향 오르막길을 내달아본다
사회자가 소개하는 소리가 들리고 골인점 바닥의 기록 매트를 밟으니 오늘의 긴 레이스가
끝났다 - 4시간 26분 52초

자원봉사하는 허 병영 후배가 반겨주고 도우미가 큰 타월과 완주 메달을 걸어준다
풀코스 완주자만이 누리는 특전이고 서울마라톤의 자상함이다
하늘은 파랗게 개어있고 바람은 싱그럽다
오늘도 참 열심히 그리고 잘 달렸다는 생각이다
연습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마라톤의 정직함을 다시 한번 느끼고 인생을 이렇게 충실히 살수만 있다면 좋을텐데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