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 망월산악회 
| 제목 | [산행기]-가야산(伽倻山) 여신(女神)-① - ②完 |
|---|---|
| 글쓴이 | 산꾼 |
| 작성일 | 2002-04-22 |
4월 21일 그러니까 이미 일요일 한밤중 새벽이다,
어렴푸시 선잠이 들까말까 좁은 버스좌석 공간을 뒤척이며 잠깐이라도 꼭 숙면을 좀 해야지 하는 생각이 잠 속으로 거의 사라질 즈음 들려오는 핸드폰 소리, 순간 뇌리에 스치는 불길한 예감, 그의 반사적으로 전화기를 드는 순간 들리는 목소리는 어디서 듣던 남자의 목소리 ? 누굴까 이밤중에 새벽 2시가 넘은 이 시간에...?
"나 OOO인데요 지금 보니 차가 없어요, 지금 어디쯤 가고 있어요"
멍한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한번 생각하니 아하 그렇게 되었구나, 이건 분명 사건인데 ? .. 급히 버스를 멈추고 대책궁리를 한후 생생거리며 달려 가고오는 고속도로 갓길에서 초조하게 기다린지 30여분, 문제의 P 동문이 선웃음을 지어며 빌려탄 다른 관광버스에서 내렸다, "휴게소에서 화장실을 쪼깨 같다 옷띠만 그만 차가... " 어허 ! 이거 누구를 원망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한대 쥐어박을 수도 없고 그래 지금이라도 이산가족 되지않고 해후 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이냐
육십령을 지난 어느 산간 고속도로 위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 갑자기 후두둑 제법 센 빗방울이 차창을 때린다
"젠장 ! 사람 잃을뻔 했는데 비까지, 아무래도 조짐이 오늘 산행도 날샌거 아이가 ?" 어느 동문의 볼맨소리
"시산재를 그렇게 열심히 정성껏 지냈는데 ..."
서론이 길었읍니다
정확히 새벽 5시 한시간 가량의 차량내 완전(?)취침을 한후 대원들은 마치 비상대기조 출동이라도 하듯이 부산을 뜨면서 황급히 배낭을 챙기고 하차 한다.
거북이가 알에서 깨어나면 선천적으로 바다내음을 맡고 물로 가듯, 대원들의 발걸음은 여명의 틈사이로 마치 거북이가 바닷가로 향해 달리듯 산비알로 내처 오른다. 벌써 초롱한 적은 산새들의 노래(?)소리가 계곡 물소리와 어울려 점점 가쁘게 몰아쉬고 있는 대원들의 거친 숨소리를 묻어버린다. 이 계곡이 용기골이고 여기가 옥대신장, 그리고 저 빈터가 백운사지 였든가도 거의 안중에도 없다 어느듯 몸 구석구석 스며드는 축축한 땀의 감각이 그저 입고있든 윈더쟈켓이고 셧츠고 전부 하나씩 하나씩 모두 벗어버리고 싶은...
저만큼 계곡 건너에는 지금에사 하얗게 만개한 산벗꽃이 대충 해발 고도를 알음케한다. 해발 약 1100m의 서성재다, 대원들은 그제사 뜨거워진 어깨의 배낭을 내린다 아! 이만큼의 성공 저마다 배낭을 푼다, 역시 먹는게 최고다, 일단 먹자 , 가야산도 식후경!
여기 서성재 바로옆 서장대(상아덤)를 아는이 별로없이 서성재 아랫목에서 맛있는 아침식사가 진행된다, 역시 빼놓을 수없는 쇄주한잔과 함께.
서장대 옛이름 "상아덤", 옛 가야국의 주근거지인 가야산성의 관측소 즉 "可望 四百里의 聖峰"으로써 가야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만물상 능선의 주봉으로, 금관가야의 시조 김수로왕의 어머니이신 女神 正見母主의 아름다운 전설이 얽혀 있는 곳이다
-----옛 가야산에 높고 성서러운기품과 아름다운 용모, 착한 마음을 가진 정견모주라는 여신이 살고 있었다. 여신은 백성을 위하여 살기좋은 터전을 마련하기 위한 큰뜻을 품고 정성을 다 하여 소원을 빌자 이를 가상히 여긴 하늘신 "이질하"가 어느 봄날 오색꽃수래를 타고 여기 상아덤에 내려와 여신과 부부가 되어 옥동자를 낳았는데 형은 아버지 천신을 닮아 해와 같이 둥굴고 아우는 어머니 여신를 닮아 갸름하고 흰편이었다
형은 커서 대가야국의 첫임금 이진아시왕이 되었고 아우는 후일 금관가야국의 시조 김수로왕이 되었다는 전설의 상아덤 이야기 (?)----
산행은 지금부터 더욱 땀을 뺀다 더군다나 방금먹은 아침식사가 채 소화도 되기전 가파른 철계단을 수백개 오른다는게 쉬운일이 아니었다. 가다가 좀 쉬고 가다가 뒤돌아 보고, 해발 1300여m의 전망대에 올라섰다, 아 !! 하늘이 우리에게 이런 행복의 기회를 줄 때도 있구나!
끝간데 없이 펼쳐지는 저 망망대산, 산산... 새벽햇살에 반사되어 영롱히 피어닿는 저기 조국의 산하, 수많은 날들을, 수없는 산들을 다녀올랐었지만, 어찌 오늘같은 이런 찬란한 태양아래 밝고 맑은 날을 대했을까 ? 이는 실로 우리 망월산꾼들의 크나큰 홍복이요, 우리 망월산악회의 무궁한 도약을 예지해 주는 하늘의 은혜이니라,
머리위 칠불봉(七佛峰) 꼭대기에서는 벌써 먼저 올라간 대원들의 "망월 ! 망월 !" 메아리 소리가 들린다
칠불봉 ! 댁이 형이요 저건너 상왕봉이 형이요 ? 1433m 로 기록한 정상 표지석 글씨, 도공의 끌 때리는 소리가 지금도 들리듯 선명하다,
동쪽하늘밑 오늘따라 더욱 가깝게 보이는 저 꿈틀대는 검은 실루엣이 분명 팔공산, 그리고 그 위에 저 만큼 치솟은 태양의 위엄이 더욱 선명하다,
남쪽하늘 아래 방금 올라왔든 서성재 위로 우리 대원들의 힘든 오름이 마치 일개미들의 움직임 마냥 꿈틀거리고 그뒤로 가야공룡능선이 마치 공룡갈기 같이 용틀임을 하면서 암자 백련암으로 내달리고 있는 모습, 그뒤 약간 오른 쪽으로 산꾼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고 우뚝 서있는 매화산 남산제일봉이 선명도 하다,
그 뿐이랴 너무나 선명히 시야에 들어오는 저 까마득한 너머 마치 누에 마냥 길게 들어누워 한끗 고개를 처들고 하늘을 바치고 있는 지리산 천왕봉! 민족의 모체요 강토의 영산인 지리산 연릉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그속에 빠져든다. 이렇게 먼 거리인데도 말이야,
수년전 백두대간 첫발을 내디딜때의 그 엄숙함과 두려움이 아직도 뇌리에서 씻어지지 않은체, 인간의 한계에 도전한다면서 치기를 부리고 당일 종주를 그야말로 죽자사자 하였든 저 장엄한 지리산맥이여 그래 우리 망월벌때들도 언젠가는 최소한 저 끝자락 반야봉이라도 한번 가야지.....
서쪽 바로 건너 손에 잡힐듯 솟아있는 가야산 상왕봉 정상이 멀리 백두대간 덕유산 준령과 흰대미산 수도산 능선을 뒷배경으로 더더욱 선명하게 크로즈업 된다.
속속 도착되는 대원들의 탄성도 잠시, 어느듯 지리산 정상 상왕봉에는 윙윙대는 벌때들로 점령 당하고 누군가 펼친 망월산악회 프랑카드와 함께 상왕봉 하늘은 우렁찬 동고 교가와 응원가의 함성으로 뒤 덮혔다,
여기 동고의 기개와 망월동문의 우의를 다진다,
우리 망월 산악회가 왔단다 !!!.
한바탕 벌때들의 잔치가 끝난후 총총히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길 정상 바로 아래 필자가 25년전 한번 와 봤든 얼음굴을 찾기로 했다. 6월 말에도 굴 속에 얼음이 꽁꽁 언 것이 하도 신기하여 지금까지 잊지 않았었다. 그간 수차례 가야산을 다녀 갔지만 그냥 스쳐 지나간 그곳을 더듬어 더듬어 겨우 찾아내었다
직경60cm 정도의 좁은 입구공간을 기어 들어서니 쉬익 때리는 차디찬 바람은 오싹 소름과 공포를 돋게 했다. 후랫시를 켜고 어두운 굴속을 보는 순간 길이 7,8미터 폭 약5미터 높이 약 4미터의 공간 바닥과 일부 벽이 얼음덩어리로 도배가 되어 탄성이 절로 나왔다.
그저 입을 벌린채 이 신기한 자연의 조화에 감탄만 할 뿐이었다.
<계속 - 나머지 부분 곧 올리겠슴니다,>
▶ 4/24 [산행기]-'가야산 여신' 끝부분 이어서 적습니다
"바윗서리 섯돌며 깊은 산을 울리면서
지척의 말소리도 가리기 어려워라
다툼질 시비들이 귓전에 다달까봐
일부러 물을 흘려 온 산을 감싸네"
신라 말 천재석학 최치원 선생이 시국의 어지러움을 피해 38세의 나이로 가솔을 이끌고 이곳 가야산에 묻혀 읊은 '가야산 시'의 한 구절이다
뭇 세상 사람들의 온갓 분분한 말썽을 다 뒤로하고 첩첩산중 산수를 즐기며 자연에 귀의하는 신선의 모습이 보인다. 모름지기 산을 사랑하는 우리 산꾼들이 권력과 금전의 탐욕에 해바라기 같이 자신의 처신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지저분한 무리들에게 일러주고 싶은 좋은 귀감이 되는 구절이다.
어느듯 시간은 오전 11시가 다 되었다, 제법 따가운 햇살이 울창한 수림사이를 비집고 얼굴을 따갑게 때린다. 이럴땐 어디 시원한 얼음 막걸리라도 한잔 했으면....
그렇지 바로 아래에 초막 휴게소가 있었더라, 부지런히 군침을 삼키며 내려갔지만 옛날 그 대피소 겸 휴게소는 깨끗이 정리된 텅빈 헬기장으로 남아 있고 아직 쓸만 해 보이는 소형 발전기 한대만 건너편 숲속에 나뒹군다.
역시 국립공원 답다. 이렇게 깨끗이 정리된 등산로야 말로 선진 등산문화의 지름길이라.
우리나라 국립공원 중에 가장 관리가 잘 되어 있다는 가야산 국립공원, 역시 어디를 가나 별로 흠 잡을데 없는 산행길임을 실감한다.
가야산 국립공원 관리소에 박수를 보낸다.
하산길 우람한 노송군락의 솔가지 사이로 뒤돌아 본 가야산 정상의 위용이 다시한번 위압감을 더 해준다, 마치 내 머리위를 뒤엎을 것 같은 착각을 들게하고 그 좌측으로 길게 솟아 꿈틀거리며 내달리는 두리봉(1,134m), 단지봉(1,326.7m), 수도산(1,316.8m) 능선이 마치 거대한 성벽같이 가야산 상왕봉을 호위한다.
그 뿐이랴 좌측으로 내리 뻗어 있는 마치 설악 용아의 축소판 이랄까,
또는 가까이 서울의 관악산 팔봉능선을 연상케 하는 대략 12,3봉 정도의 가야공룡이 마치 해인사 경내 입구의 사천왕 마냥 눈을 부라리고 신성한 가야산의 고고함을 지키고 있는 것 같다
삼거리를 지나 좌측으로 얼마 가지않아 다시 약간의 오름길이 있은후 바로 나타나는 마애불상,
반듯하게 세워저 있는 평암반에 새겨진 불상의 모습은 천수백년이 지났다는 지금도 의연히 동쪽 저먼 동해 바다를 바라보며 마치 호국의 염원이라도 하듯 부조 되어있다
누군가가 하는소리, 저 마애불상 바위를 저렇게 새운다고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
지난밤 차에서 꼬박 뜬눈으로 세우다 싶이한 피곤한 육신이 어느듯 사라지고, 가야산 정기를 맘껏 받은 정신은 완전히 생기가 돌고 몸은 더욱 날아갈듯 하산길을 재촉한다.
헌데 얼마 가지않아 벌써 사람냄새가 난다, 인육과 물욕과 타락의 냄세! 욕망과 허세와 그리고 무언가 체면으로 칠해진 인간의 허기진 저 갈망의 냄새들을 말이야,
아 !! 여기가 바로 선과 악, 참과 거짓, 희망과 절망, 평온과 갈등이 교차하는 분수령의 길이라,
그 분수령의 길을 넘나더는 중생들의 마음속에 진실로 그들이 가고있는 분수령의 방향은 어느 쪽이련가 ? 과연 그들은 정말 어느 방향을 원하면서 부처님 곁을 서성이며 배회 하는가 ?
방황하는 중생의 길을 인도하는 수도도량 해인사다.
"일렁임이 없는 바다에 만물의 형상이 그대로 비치는 것과 같이 번뇌가 없는 마음에는 만물의 이치가 그대로 드러난다" 는 의미의 해인, 즉 이것이 부처님의 깨달은 모습이요, 우리 중생들의 본래 모습이니라, 화엄경의 해인 삼매에서 따온 이름의 해인사는 법보종찰 이자 화엄종찰로써 서기 802년에 창건 되었으니... 그럼 그때가 지금부터 몇년전 이든가 ?
수차례 해인사를 들렸었지만 역시 새롭게 느껴지는 모습에 내 감정의 이상을 느낀다. 하기야 연이어 바로바로 증축하고 개축하고 새로 올리고 하니 일년에 한번 올까말까 하는 중생의 눈에는 새로울 수 밖에, 정말 대단한 사업팽창(?), 아니 이런 불경한 생각을 해도 돼나?, 아직껏 불심이 일천해서...
그러나 한결같이 변하지 않고 마치 세계를 지키고 있는듯 한 세계문화 유산 "팔만 대장경"은
보면 볼수록 경외감과 그 정교함, 그 위력에 다시금 머리가 숙여진다, 과연 사람이 한 것일까? 이것을 우리의 조상들 께서 만들었단 말인가?. 이건 국보(國寶)라기 보다 과연 세보(世寶)다
어느듯 오후 한시가 다된듯 약간의 허기를 느끼며 주위를 둘러봐도 대원들의 모습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서둘러 성철스님의 사리탑 성역을 둘러 본후 약간의 씁써런 마음으로 주차장으로 내달렸다.
귀경길 버스속에서 선후배 동문들의 즐거운 대화 모습이 정겹다
불우한 이웃, 장애인을 돕자는 조그만 정성의 외침에 모두들 박수를 아끼지 않는 우리 망월가족들의 사랑스런 마음이,
그래 저것이 바로 "해인"의 의미 이었구나, 해인... 가야... 해이인....
가물거리는 눈섶이 어느듯 잠속에 잠긴다,
저멀리 산 꼭대기에서 메아리가 아직도 들린다...
^^이보게 ! 서울 다 왔다아 ....^^
< 산 꾼 >
어렴푸시 선잠이 들까말까 좁은 버스좌석 공간을 뒤척이며 잠깐이라도 꼭 숙면을 좀 해야지 하는 생각이 잠 속으로 거의 사라질 즈음 들려오는 핸드폰 소리, 순간 뇌리에 스치는 불길한 예감, 그의 반사적으로 전화기를 드는 순간 들리는 목소리는 어디서 듣던 남자의 목소리 ? 누굴까 이밤중에 새벽 2시가 넘은 이 시간에...?
"나 OOO인데요 지금 보니 차가 없어요, 지금 어디쯤 가고 있어요"
멍한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한번 생각하니 아하 그렇게 되었구나, 이건 분명 사건인데 ? .. 급히 버스를 멈추고 대책궁리를 한후 생생거리며 달려 가고오는 고속도로 갓길에서 초조하게 기다린지 30여분, 문제의 P 동문이 선웃음을 지어며 빌려탄 다른 관광버스에서 내렸다, "휴게소에서 화장실을 쪼깨 같다 옷띠만 그만 차가... " 어허 ! 이거 누구를 원망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한대 쥐어박을 수도 없고 그래 지금이라도 이산가족 되지않고 해후 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이냐
육십령을 지난 어느 산간 고속도로 위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 갑자기 후두둑 제법 센 빗방울이 차창을 때린다
"젠장 ! 사람 잃을뻔 했는데 비까지, 아무래도 조짐이 오늘 산행도 날샌거 아이가 ?" 어느 동문의 볼맨소리
"시산재를 그렇게 열심히 정성껏 지냈는데 ..."
서론이 길었읍니다
정확히 새벽 5시 한시간 가량의 차량내 완전(?)취침을 한후 대원들은 마치 비상대기조 출동이라도 하듯이 부산을 뜨면서 황급히 배낭을 챙기고 하차 한다.
거북이가 알에서 깨어나면 선천적으로 바다내음을 맡고 물로 가듯, 대원들의 발걸음은 여명의 틈사이로 마치 거북이가 바닷가로 향해 달리듯 산비알로 내처 오른다. 벌써 초롱한 적은 산새들의 노래(?)소리가 계곡 물소리와 어울려 점점 가쁘게 몰아쉬고 있는 대원들의 거친 숨소리를 묻어버린다. 이 계곡이 용기골이고 여기가 옥대신장, 그리고 저 빈터가 백운사지 였든가도 거의 안중에도 없다 어느듯 몸 구석구석 스며드는 축축한 땀의 감각이 그저 입고있든 윈더쟈켓이고 셧츠고 전부 하나씩 하나씩 모두 벗어버리고 싶은...
저만큼 계곡 건너에는 지금에사 하얗게 만개한 산벗꽃이 대충 해발 고도를 알음케한다. 해발 약 1100m의 서성재다, 대원들은 그제사 뜨거워진 어깨의 배낭을 내린다 아! 이만큼의 성공 저마다 배낭을 푼다, 역시 먹는게 최고다, 일단 먹자 , 가야산도 식후경!
여기 서성재 바로옆 서장대(상아덤)를 아는이 별로없이 서성재 아랫목에서 맛있는 아침식사가 진행된다, 역시 빼놓을 수없는 쇄주한잔과 함께.
서장대 옛이름 "상아덤", 옛 가야국의 주근거지인 가야산성의 관측소 즉 "可望 四百里의 聖峰"으로써 가야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만물상 능선의 주봉으로, 금관가야의 시조 김수로왕의 어머니이신 女神 正見母主의 아름다운 전설이 얽혀 있는 곳이다
-----옛 가야산에 높고 성서러운기품과 아름다운 용모, 착한 마음을 가진 정견모주라는 여신이 살고 있었다. 여신은 백성을 위하여 살기좋은 터전을 마련하기 위한 큰뜻을 품고 정성을 다 하여 소원을 빌자 이를 가상히 여긴 하늘신 "이질하"가 어느 봄날 오색꽃수래를 타고 여기 상아덤에 내려와 여신과 부부가 되어 옥동자를 낳았는데 형은 아버지 천신을 닮아 해와 같이 둥굴고 아우는 어머니 여신를 닮아 갸름하고 흰편이었다
형은 커서 대가야국의 첫임금 이진아시왕이 되었고 아우는 후일 금관가야국의 시조 김수로왕이 되었다는 전설의 상아덤 이야기 (?)----
산행은 지금부터 더욱 땀을 뺀다 더군다나 방금먹은 아침식사가 채 소화도 되기전 가파른 철계단을 수백개 오른다는게 쉬운일이 아니었다. 가다가 좀 쉬고 가다가 뒤돌아 보고, 해발 1300여m의 전망대에 올라섰다, 아 !! 하늘이 우리에게 이런 행복의 기회를 줄 때도 있구나!
끝간데 없이 펼쳐지는 저 망망대산, 산산... 새벽햇살에 반사되어 영롱히 피어닿는 저기 조국의 산하, 수많은 날들을, 수없는 산들을 다녀올랐었지만, 어찌 오늘같은 이런 찬란한 태양아래 밝고 맑은 날을 대했을까 ? 이는 실로 우리 망월산꾼들의 크나큰 홍복이요, 우리 망월산악회의 무궁한 도약을 예지해 주는 하늘의 은혜이니라,
머리위 칠불봉(七佛峰) 꼭대기에서는 벌써 먼저 올라간 대원들의 "망월 ! 망월 !" 메아리 소리가 들린다
칠불봉 ! 댁이 형이요 저건너 상왕봉이 형이요 ? 1433m 로 기록한 정상 표지석 글씨, 도공의 끌 때리는 소리가 지금도 들리듯 선명하다,
동쪽하늘밑 오늘따라 더욱 가깝게 보이는 저 꿈틀대는 검은 실루엣이 분명 팔공산, 그리고 그 위에 저 만큼 치솟은 태양의 위엄이 더욱 선명하다,
남쪽하늘 아래 방금 올라왔든 서성재 위로 우리 대원들의 힘든 오름이 마치 일개미들의 움직임 마냥 꿈틀거리고 그뒤로 가야공룡능선이 마치 공룡갈기 같이 용틀임을 하면서 암자 백련암으로 내달리고 있는 모습, 그뒤 약간 오른 쪽으로 산꾼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고 우뚝 서있는 매화산 남산제일봉이 선명도 하다,
그 뿐이랴 너무나 선명히 시야에 들어오는 저 까마득한 너머 마치 누에 마냥 길게 들어누워 한끗 고개를 처들고 하늘을 바치고 있는 지리산 천왕봉! 민족의 모체요 강토의 영산인 지리산 연릉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그속에 빠져든다. 이렇게 먼 거리인데도 말이야,
수년전 백두대간 첫발을 내디딜때의 그 엄숙함과 두려움이 아직도 뇌리에서 씻어지지 않은체, 인간의 한계에 도전한다면서 치기를 부리고 당일 종주를 그야말로 죽자사자 하였든 저 장엄한 지리산맥이여 그래 우리 망월벌때들도 언젠가는 최소한 저 끝자락 반야봉이라도 한번 가야지.....
서쪽 바로 건너 손에 잡힐듯 솟아있는 가야산 상왕봉 정상이 멀리 백두대간 덕유산 준령과 흰대미산 수도산 능선을 뒷배경으로 더더욱 선명하게 크로즈업 된다.
속속 도착되는 대원들의 탄성도 잠시, 어느듯 지리산 정상 상왕봉에는 윙윙대는 벌때들로 점령 당하고 누군가 펼친 망월산악회 프랑카드와 함께 상왕봉 하늘은 우렁찬 동고 교가와 응원가의 함성으로 뒤 덮혔다,
여기 동고의 기개와 망월동문의 우의를 다진다,
우리 망월 산악회가 왔단다 !!!.
한바탕 벌때들의 잔치가 끝난후 총총히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길 정상 바로 아래 필자가 25년전 한번 와 봤든 얼음굴을 찾기로 했다. 6월 말에도 굴 속에 얼음이 꽁꽁 언 것이 하도 신기하여 지금까지 잊지 않았었다. 그간 수차례 가야산을 다녀 갔지만 그냥 스쳐 지나간 그곳을 더듬어 더듬어 겨우 찾아내었다
직경60cm 정도의 좁은 입구공간을 기어 들어서니 쉬익 때리는 차디찬 바람은 오싹 소름과 공포를 돋게 했다. 후랫시를 켜고 어두운 굴속을 보는 순간 길이 7,8미터 폭 약5미터 높이 약 4미터의 공간 바닥과 일부 벽이 얼음덩어리로 도배가 되어 탄성이 절로 나왔다.
그저 입을 벌린채 이 신기한 자연의 조화에 감탄만 할 뿐이었다.
<계속 - 나머지 부분 곧 올리겠슴니다,>
▶ 4/24 [산행기]-'가야산 여신' 끝부분 이어서 적습니다
"바윗서리 섯돌며 깊은 산을 울리면서
지척의 말소리도 가리기 어려워라
다툼질 시비들이 귓전에 다달까봐
일부러 물을 흘려 온 산을 감싸네"
신라 말 천재석학 최치원 선생이 시국의 어지러움을 피해 38세의 나이로 가솔을 이끌고 이곳 가야산에 묻혀 읊은 '가야산 시'의 한 구절이다
뭇 세상 사람들의 온갓 분분한 말썽을 다 뒤로하고 첩첩산중 산수를 즐기며 자연에 귀의하는 신선의 모습이 보인다. 모름지기 산을 사랑하는 우리 산꾼들이 권력과 금전의 탐욕에 해바라기 같이 자신의 처신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지저분한 무리들에게 일러주고 싶은 좋은 귀감이 되는 구절이다.
어느듯 시간은 오전 11시가 다 되었다, 제법 따가운 햇살이 울창한 수림사이를 비집고 얼굴을 따갑게 때린다. 이럴땐 어디 시원한 얼음 막걸리라도 한잔 했으면....
그렇지 바로 아래에 초막 휴게소가 있었더라, 부지런히 군침을 삼키며 내려갔지만 옛날 그 대피소 겸 휴게소는 깨끗이 정리된 텅빈 헬기장으로 남아 있고 아직 쓸만 해 보이는 소형 발전기 한대만 건너편 숲속에 나뒹군다.
역시 국립공원 답다. 이렇게 깨끗이 정리된 등산로야 말로 선진 등산문화의 지름길이라.
우리나라 국립공원 중에 가장 관리가 잘 되어 있다는 가야산 국립공원, 역시 어디를 가나 별로 흠 잡을데 없는 산행길임을 실감한다.
가야산 국립공원 관리소에 박수를 보낸다.
하산길 우람한 노송군락의 솔가지 사이로 뒤돌아 본 가야산 정상의 위용이 다시한번 위압감을 더 해준다, 마치 내 머리위를 뒤엎을 것 같은 착각을 들게하고 그 좌측으로 길게 솟아 꿈틀거리며 내달리는 두리봉(1,134m), 단지봉(1,326.7m), 수도산(1,316.8m) 능선이 마치 거대한 성벽같이 가야산 상왕봉을 호위한다.
그 뿐이랴 좌측으로 내리 뻗어 있는 마치 설악 용아의 축소판 이랄까,
또는 가까이 서울의 관악산 팔봉능선을 연상케 하는 대략 12,3봉 정도의 가야공룡이 마치 해인사 경내 입구의 사천왕 마냥 눈을 부라리고 신성한 가야산의 고고함을 지키고 있는 것 같다
삼거리를 지나 좌측으로 얼마 가지않아 다시 약간의 오름길이 있은후 바로 나타나는 마애불상,
반듯하게 세워저 있는 평암반에 새겨진 불상의 모습은 천수백년이 지났다는 지금도 의연히 동쪽 저먼 동해 바다를 바라보며 마치 호국의 염원이라도 하듯 부조 되어있다
누군가가 하는소리, 저 마애불상 바위를 저렇게 새운다고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
지난밤 차에서 꼬박 뜬눈으로 세우다 싶이한 피곤한 육신이 어느듯 사라지고, 가야산 정기를 맘껏 받은 정신은 완전히 생기가 돌고 몸은 더욱 날아갈듯 하산길을 재촉한다.
헌데 얼마 가지않아 벌써 사람냄새가 난다, 인육과 물욕과 타락의 냄세! 욕망과 허세와 그리고 무언가 체면으로 칠해진 인간의 허기진 저 갈망의 냄새들을 말이야,
아 !! 여기가 바로 선과 악, 참과 거짓, 희망과 절망, 평온과 갈등이 교차하는 분수령의 길이라,
그 분수령의 길을 넘나더는 중생들의 마음속에 진실로 그들이 가고있는 분수령의 방향은 어느 쪽이련가 ? 과연 그들은 정말 어느 방향을 원하면서 부처님 곁을 서성이며 배회 하는가 ?
방황하는 중생의 길을 인도하는 수도도량 해인사다.
"일렁임이 없는 바다에 만물의 형상이 그대로 비치는 것과 같이 번뇌가 없는 마음에는 만물의 이치가 그대로 드러난다" 는 의미의 해인, 즉 이것이 부처님의 깨달은 모습이요, 우리 중생들의 본래 모습이니라, 화엄경의 해인 삼매에서 따온 이름의 해인사는 법보종찰 이자 화엄종찰로써 서기 802년에 창건 되었으니... 그럼 그때가 지금부터 몇년전 이든가 ?
수차례 해인사를 들렸었지만 역시 새롭게 느껴지는 모습에 내 감정의 이상을 느낀다. 하기야 연이어 바로바로 증축하고 개축하고 새로 올리고 하니 일년에 한번 올까말까 하는 중생의 눈에는 새로울 수 밖에, 정말 대단한 사업팽창(?), 아니 이런 불경한 생각을 해도 돼나?, 아직껏 불심이 일천해서...
그러나 한결같이 변하지 않고 마치 세계를 지키고 있는듯 한 세계문화 유산 "팔만 대장경"은
보면 볼수록 경외감과 그 정교함, 그 위력에 다시금 머리가 숙여진다, 과연 사람이 한 것일까? 이것을 우리의 조상들 께서 만들었단 말인가?. 이건 국보(國寶)라기 보다 과연 세보(世寶)다
어느듯 오후 한시가 다된듯 약간의 허기를 느끼며 주위를 둘러봐도 대원들의 모습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서둘러 성철스님의 사리탑 성역을 둘러 본후 약간의 씁써런 마음으로 주차장으로 내달렸다.
귀경길 버스속에서 선후배 동문들의 즐거운 대화 모습이 정겹다
불우한 이웃, 장애인을 돕자는 조그만 정성의 외침에 모두들 박수를 아끼지 않는 우리 망월가족들의 사랑스런 마음이,
그래 저것이 바로 "해인"의 의미 이었구나, 해인... 가야... 해이인....
가물거리는 눈섶이 어느듯 잠속에 잠긴다,
저멀리 산 꼭대기에서 메아리가 아직도 들린다...
^^이보게 ! 서울 다 왔다아 ....^^
< 산 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