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 김철수 
| 제목 | 신부 길들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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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김철수(48) [ garmel33@hanmail.net ] |
| 작성일 | 2013-08-24 |
신부 길들이기는 박용식 신부 저서 예수님 닮아가기를 패러디한 것으로 양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지은 죄를 하느님과 신부님께 고백하나이다... 미사를 두어 번 빠졌습니다(딴에는 제법 송구스럽게) 이밖에 생각나지 않는 죄도 다 용서하여주십시오. -아니, 고백성사를 보면서 성찰을 그것밖에 못합니까?(군종신부 출신 새내기 신부님 군기를 너무 팍 잡으신다.)
-저도 먹고 살기 바쁜 사람입니다. (기분 나빠) 성사 다음에 보겠습니다.
그러고서는 맞은 편 신부님만 혼자 뻥 때리고 벌떡 나와버렸으니 시상 천지에 이런 불충한 신자가...
사실 중견 내지 노사제들은 점점 은퇴하고, 새사제들이 각 본당을 두루 홀로 사목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제 평신도들의 의식수준 내지 갖가지 갈망을 포용할 수 있는 영성으로 감당할 신부님이 드물다는 걸 본인처럼 낫살 먹어가는 사람들은 날로 더욱 느끼며 목이 마른 것입니다. 먹고 살기 바쁘고 아니면 그냥 피곤해서 미사 몇 번 빠졌더라도 모처럼 한 번 나와서 죄를 고백하는 인간에게 반갑다고, 고맙다고, 미사 예물 늘어나서 기쁘다고 보속으로 주님의 기도 딱 한 번만 하시면 아주 충분하다고... 그런 희망의 메시지를 기대한다는 건 무리일까?
그후 본당을 기피해 무본당신자로 떠돌며 하느님과도 화해하였습니다.
그 어린 신부님은, 다른 신자들에게서도 넘 융통성이 없다는 말을 듣는다지만, 나 같은 지옥에 떨어질 정도의 신자놈은 처음 보셨을 것이고, 그날 엄청 쇼크 먹고 혼자 울며 밤샘 기도하셨으리라 제 탓이라며 이라며... 어쩌다 ㅅㅂㅅㅂ 도 하시면서 말입니다.
오늘 이곳에 대략 1년 반 전 작별 인사를 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음을 발견합니다.
형제님들이시어,
지극한 자비를 베풀 누군가를 위해 하느님의 영광을 이곳에 드러내주시기 앙망합니다.
요셉 드림. 두루 평화를 빕니다. 기리에이이레이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