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 오일회 
| 제목 | 미국 보건연구원 (NIH) 원장 Francis Collins 가 말하는 미래의 의료 |
|---|---|
| 글쓴이 | 이익환(51) [ ikewlee@yahoo.com ] |
| 작성일 | 2014-08-14 |
Francis Collins는 현 미국 보건연구원 (NIH)
원장
지금부터 125년 전 1889년 월스트리트저널이 창간 되었을 때 우리 의료는 초창기 시절이었다. 그 당시 태어난 미국인은
기껏 40대 중반까지 밖에 살지 못했으니 요즘의 절반 수준이었다. X-ray, 아스피린, 수혈, 인슐린, 인공호흡기, 항생제, 유아용백신, 심장수술, 장기이식, 콜레스테롤 강하제 등 요즘은 당연시되는
그런 혁신적 의료기술이 당시에는 없었다. 사실1940년대까지만 해도
심각한 질환에 걸리면 병원에서 치료하거나 일반 가정에서 치료하거나 그 생존율이 비슷하였다.
지금까지 의료분야가
얼마나 급격히 발전하였는지를 감안하면 125년 뒤는 고사하고 25년 뒤도 예측 불가능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필자가 앉아있는 이 세계 최고의 의료연구 지원 기관의 지휘실에서 볼 때,
의료혁신을 가져올만한 대단한 기회들이 여럿 지평선 위에 보인다는 사실이다.
그 가장 선두에 개인맞춤형의료가
있다. 이는 각 개인의 유전적
배경을 감안하여 의료를 정확히 개인의 필요에 맞추겠다는 개념이다. 사실 우리가 원하는 대로만 된다면 획일적인
오늘날의 의료가 미래세대들에게는 마치 옛날 거머리를 이용한 치료법이나 시장터에서 팔던 약 (“patent-medicine”) 같이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것이다. (“patent-medicine”은 옛날 FDA
같은 관리기구가 없을 때 그냥 단순히 제조특허만 받아서 마치 대단한 약효라도 있는 것인 양 마케팅 하던 약들을 말함)
얼마 전에만 해도
마치 공상과학 같던 개인맞춤형의료가 이제 급속히 현실화 되기 시작해서,
10여년전에 4천억원 가까이 들던 인간게놈 해독이 이제 단100만원대에 한 사람의 유전자를 다 읽어내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제 향후 몇 십
년이면 유전자 해독기술이 더욱 싸고 정확해져서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 개개인의 유전자를 해독해서 그 정보를 가지고 그 아이 인생전반의 의료전략을
짜서 질환의 예방, 검진,
치료에 이용될 것이다. 여기에 모바일 의료기술이 더해져서 식생활, 운동, 혈압, 심박수, 혈액성분변화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여 “수치화한 개인”
(“quantified self”) 이라는 개념이 현실화 될 것이다.
“마이크로바이옴”
('Microbiomes')
이러한 신세계적 의료에는
유전자 해독을 통해 우리 몸 안팎에 붙어 사는 수많은 미생물의 유전자도 함께 읽어서 개인의 미생물생태계 (“microbiome”)도 파악하게 될 것이다.
이미 개인의 미생물환경이 어떻게 비만, 심순환기질환 등에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지기
시작해서, 오늘날 microbiom을 조정함으로써 개인맞춤형 활성균
(프로바이오틱스 probiotics)으로 건강증진을 도모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마찬가지로, 의료기술 발전은 암치료에도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다. 각 개인의 종양 유전자를 해독하여 이에 적확한 치료제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개인의 면역체계를 잘 조정하여 인체 스스로 암과 싸울 수 있도록 최첨단 세포“닌자”군단을 각자 몸 안에 배양하도록 할 것이다.
또한 머지않아 생명의학의
최후 미스터리로 알려진 인간두뇌 연구에서도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다.
이런 발전에는 “창조적 신경기술개발을 통한 두뇌연구 프로젝트 (미국BRAIN 프로젝트 'Brain Research through
Advancing Innovative Neurotechnologies') 가 기름을 부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수억 개의 신경세포가 어떻게 활동하고 서로 연결되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연구방식을
개발하고 있다. 이런 연구결과가 치매, 자폐증, 우울증, 간질, 파킨스병, 정신분열증, 뇌졸중, 두뇌손상 등 신경정신질환 치료에
획기적 발판을 제공할 것이다.
줄기세포를 응용하는
획기적인 연구도 계속 될 것이다. 필자가 즐겨 말하는 “인간칩” (“You on a Chip”) 이 그 중 하나인데, 혈액이나 피부 세포 몇 개를 이용하여 줄기세포를 유도해내고 이것들을 폐,
간, 심장 등 세포로 분화시킨 후 칩에 깔아서, 어떤 약이 그 개인의 폐, 간, 심장 등에 부작용이 없는지를
조사함으로써, 신약개발과 그 안전상 조사를 완전히 개인 맞춤형으로 해내는 것이다. (역자: 한국의학에서 말하던 사상의학 이야기 비스무리 하잖아?)
줄기세포 연구의 또
다른 획기적인 면에는 개인에게 면역거부가 전혀 없이 딱 맞는 조직을 만들어 냄으로써, 향후 장기이식이 거부반응 없이 가능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유니버설 독감 백신
감염질환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그것들을 적절히 퇴치할 수 있는 방법들도 찾아내게 될 것이라고 본다. 향후 십 년 안에 유니버설 독감백신이 개발되어, 해마다 맞던 예방주사가 더 이상 필요 없게 될 것이고, 무엇보다도 (이미 만시지탄이 있지만) 세계적인 독감만연을 없애게 될 것이다. 그리고 현대 전염병 중에서 가장 문제시되는 에이즈 (HIV/AIDS)도 결국 퇴치 될 것이다.
삼십 년 전 이 질환이 처음 보고될 때에는 상상도 못하던 수준으로 이미 이 질환에 대처하고 있어 20대에 감염된 사람이 70대에도 살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수백만 명의 새로운 감염자들이 생기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미국국립보건연구원의
역할
향후 수십 년 내에
에이즈 없는 세대를 만들기 위해서 이미 성공적으로 적용되는 여러 전략을 통합적으로 적용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치료백신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치료법이 곧 개발되어, 약물투여에 일상의 생활이 묶여 사는 사람들이 곧 완쾌되어 일터로 돌아 갈 것이라는 예보도 있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신생아가 에이즈에 감염되어 태어나지도 않고, 십대들은 예방주사로 면역되어
있고, 혹 감염된 사람들도 치료법이 있게 된다면 그 사회적 경제적 영향은 엄청날 것이다.
모든 예측이 그렇듯이
필자의 예측도 여러 변수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 중 가장 중요한 변수는 우리나라의 과학자들에게, 특히 인간의 건강을 위해 고위험
혁신연구 (“high risk high return” research)에 도전하는 과학자들에게 확실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하는 일이다. 오늘 바이오메디컬 연구에 투자함으로써 내일 의료가 탄생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