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쓴 글이 자신의 행동과 기분을 좌우한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습니다.

글속에 빠져버리면 좋을수도 있지만,

그 글때문에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을 힘들게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제가 이글을 쓰면서도 제 논조가 틀릴 수도 있지만,

결론은 좋은시간으로 종결지어야 하루가 즐거워진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어제 포병역사중에서 현역생활 시절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다음 이야기로 이어지겠지만,

 

화와 분노로 일관된 글은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주지만,

특히 자신의 현재 삶을 피폐시킨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듬고자 합니다.

과거가 없는 현재와 미래가 존재할 수 없지만,

그리고 과거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조금은 편한 글로 수정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오늘 주제를 신발로 했습니다.

 

신발에 대한 추억으로는..

 

국민학교다닐 때 한동안 신었는 검정고무신부터 시작해서

최근에 신고 있는 운동화에 대한 이야기로 종결��고자 합니다.

 

그 무더운 날..검정고무신을 신고서 초등학교갈 때

양말을 안신어서 미끈거려서 발바닥이 미끄려지던 고무신이 생각납니다.

 

그러던 중 처음으로 부친이 사준 운동화를 신고서

그 신발를 자랑한다고 신고나갔다가

신발을 벗고서 만화를 보던 만화방에서.

독서삼매경에 빠져서 시간이 지나서

나오니 내 운동화는 안보이고

임자없는 다 떨어진 운동화를 신고서

집에 왔던 기억도 생각납니다.

 

제 신발을 신고간 그사람도

새 신발을 바라보면, 옛날 일을 지우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또 운동회에서 달리기 할때,

신발을 들고서 달리는 생각도 납니다.

 

많은 시간이 지나서

대학 1학년때 얼룩무늬 교련화가 생각납니다.

그 당시는 교복과 교련화, 검정 가방 등이 대학생을 상징하던 표시였는데,

 

비오는 어느날 신문배달하다,

그날 압구정동 현대아파트가 전체 단수가 되어

물통을 들고가던 이쁜 젊은 처자를 도와주었다고

 

그녀집에 들어와서 커피한 잔하고 가라는데,

현관에서 그냥 돌아섰던 생각이 납니다.

 

질퍽거리던 교련화를 벗고 거실에 들어가는 순간,

거실바닥을 도배할 검정색 발바닥 도장을 남길 것 같아서,,

 

ROTC 1년차때 처음 신었던 단화가 생각납니다.

단복은 1학년때 입었던 검정 교복이었지만,

단화를 살 형편이 되지 못해서

 

어느 선배가 버린 검정 단화를 신다보니,

남들은 신발이 광이나서 번득이는데,

내것만 왜 그렇게 풀이 죽은 듯 광이 안나서

복장검사시 지적을 받았던 그 검정 단화..

 

그리고 20년넘게 신었던 전투화..

20년동안 낫지않아서 고생시켰던 무좀도..

 

전역후는 전투화를 벗었더니

이제는 어딜 갔는지 없어지고..

 

그리고 1년에 한 두번 가는 등산에서 신었던

이젠 없지만, 10년된 등산화..비록 못생겼어도 눈온 산행에서는

어떤 신발보다도 좋았는데...

 

지금도 구두칠을 한 후 신발장에 있는 축구화..

 

테니스를 좋아하지만,

그동안 신었던 신발은

대부분 중간가격의 프로스펙스이었지만

 

요즘은 조금 격을 높혀서 신고있는 테니스화..

 

그리고 어느날 등산화를 사면 조깅화를 덤으로 주는

티브 홈쇼핑광고를 보고서 샀지만,

아직 단 한번도 안신었던 등산화..

 

사실, 아들넘은 나이키, 그것도 정품 아니면 안신는데.

그 아들이 공동생활을 하다보니,

자주 신발을 잊어먹는다.

누군가 그 신발이 탐이 나서 가져가겠지만,

 

어느날 아들이 더 이상 새신발을 사달라는 염치가 없었는지

다 떨어진 운동화를 신고 집에와서,

 

조깅화로 덤으로 받았던 한번도 안신었던

신발을 주었더니.

아무말도 안하고 신고 가더니..

 

어느날 아빠 운동화하나 샀다고 한다.

그 운동화를 신고다니니,

아무래도 무릅관절에 이상이 생길것 같다고,

 

아빠도 좋은 신발 한번 신어보라고,

자신의 용돈을 아껴서

자기 신발을 사면서, 나의 것도 하나 샀다고.

 

그 다음부터 전화나 문자로,

아빠! 요즘 자기가 사준 신발을 아끼지 말고 신고다니라고..

 

그런데 나는 그 비싼 운동화를 아껴 신는다.

어느날 겨울옷을 가져오고 여름옷과 간식거리를 보내줄려고

아들에게 간 날...

 

만나서 포옹한 후, 아들이 제일 먼저 본 것은 나의 신발이었다.

그날 다행히 아들이 사준 신발을 갔으니..

 

요즘,

집사람하고 해물칼국수 먹으려가면,

비록 발냄새나는 운동화지만,

옛날 생각이 나서,

신발장에 올려놓는다.

 

다시 나올때까지 제자리에서 나를 기다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