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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산(조선일보 간) 2013년 10월호에 게제된 강길걷기 내용을 복사하여 올려봤읍니다
- [화제 | 4대강 종주 4인방] 4대강 990km, 한강서울길, 북한강길 종주한 ‘꽃보다 할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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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월삼팔회 윤정길씨 외 3인 1년 만에 4대강 자전거길 종주
앞으로 섬진강 길, 해파랑길도 완주할 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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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강을 따라 가는 길은 같은 듯 다른 풍광을 선사한다. 강물은 멈추어 있는 듯하지만 실상 세월의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대지를 훑고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강을 따라 걸음은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는 ‘회고의 걸음’이요, 앞날을 도모하기 위한 ‘희망의 걸음’이기도 하다.
여기 4명의 벗이 있다. 부산 동래고등학교 38회 졸업생인 이들은 까까머리 고교시절을 함께하며 울고 웃었다. 그리고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나 고희의 언저리에 망월삼팔회(cafe.naver.com/dong38.cafe) 4인방으로 다시 뭉쳐 강길을 걷고 있다.
윤정길(70), 이상주(71), 전수석(69), 송현섭(72) 네 사람은 현재 섬진강 길을 걷고 있다.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의 4대강과 한강 서울길, 북한강에 이은 6번째 도전이다. 백두대간 종주는 물론이요 해외의 산도 여러 번 다녀온 산꾼들이 고희를 넘겨 걷기에 빠져들었다. 과연 어떤 재미가 그들을 이렇게 걷기의 세계로 빠져들게 만든 것일까, 강원도에 머무는 송현섭씨를 제외한 3인방이 <월간山> 편집실을 찾았다.
 - ▲ 70세 언저리에 4대강 종주 등 걷기의 매력에 푹 빠진 망월삼팔회 3인방. 송현섭씨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터뷰에 참여하지 못했다. 사진 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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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길 걷기의 매력에 푹 빠지다
4대강 종주를 처음 제안한 윤정길씨가 운을 떼었다.
“30대 초에 백두대간 종주를 다 마쳤고 해외 산도 여러 번 다녀왔어요. 그러다보니 산 말고 뭔가 새로운 것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둘레길 같은 걷기 길이 많이 있었지만 때마침 4대강 사업이 완료되면서 자전거 길이 생겼어요. 강을 따라 걷는 것이 쉬워진 거죠. 그래서 지난해 2월, 친구들과 함께 팀을 꾸려서 한강길 135km부터 시작하게 되었어요.”
4대강 종주의 첫 코스는 팔당역~양수리까지였다.
“아침 일찍부터 걸으니까 정말 좋았어요. 특히 팔당호 주변을 걷는데 물안개라든지 철새라든지 자연의 분위기가 산을 걷는 것과 달리 뭔가 또 다른 매력이 있었어요. 그래서 ‘아, 이번 참에 낙동강, 금강, 영산강까지 4대강 종주를 해봐야겠다’고 결심했죠.”
그렇게 결심한 윤 대장이었지만 처음에는 두려움도 많았다.
“우리가 과연 이걸 무사히 끝낼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소위 말하는 ‘등산근육’과 ‘걷는 근육’이 달라서 처음에는 다리가 너무 아팠어요. 하루에 25~35km씩 10시간 정도를 걷고 나면 나중엔 계단 몇 개만 올라도 악 소리가 났어요. 평생 산을 다녔던 사람들인데도 장시간 걷는 건 무척 힘이 들더군요.”
그래도 한두 번 하고 나니까 몸도 슬슬 적응하고 새로운 재미도 찾게 되어서 나중엔 ‘아, 우리가 70 평생 살면서 이제야 새로운 재미를 찾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백두대간 연봉과 거기 이어진 수많은 마루금들을 걸으면서도 뭔가 부족했던 한없는 갈증을 끝없이 뻗은 강줄기를 따라 걸으면서 해소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꾸 다음 코스가 기대되고, 말하자면 ‘행복바이러스’가 이들에게 퍼진 것이다. 그렇게 4대강 걷기는 어느새 습관이 되어 가고 있었다.
 - ▲ 1 한강길 종주의 마지막이었던 충주댐 기념탑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왼쪽부터 윤정길, 이일수, 이상주, 송형섭씨. 2 4대강 자전거길에는 곳곳에 안내판과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어 매우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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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함께 걷고 있지 않지만 한강 종주를 함께했던 이일수라는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는 당시 암수술을 세 번이나 한 상태였죠. 그래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함께 한강길을 걸었어요. 그야말로 초인이었죠. 그 정도로 강길 따라 걷는 것에 푹 빠져들었어요.”
처음엔 4대강 종주를 마치는 데 3년을 잡았었다. 하지만 재미를 붙이고 걷기에 능숙해지면서 불과 1년여 만인 지난 3월 27일 금강하구둑에서 장장 990여 km의 4대강 종주를 마무리했다. 원래는 더 일찍 끝낼 수 있었지만 지난 겨울 금강을 걷다가 추위에 호되게 당한 후 12월 중순부터 올해 2월까지 ‘겨울방학’을 해서 조금 늦어졌다.
이렇게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던 것은 윤 대장의 꼼꼼함과 기획력이 큰 몫을 했다. 이상주씨는 “윤 대장이 ROTC 장교 출신답게 ‘진두지휘’ 능력이 탁월하다”고 칭찬했다.
“윤 대장이 거의 계획을 다 짜서 왔어요. 걷기코스의 구간별 거리, 소요시간은 물론, 일정 중 교통편, 숙박지, 먹을 곳 등을 꼼꼼하게 메모해 와요. 우리는 윤 대장만 믿고 따라가면 거의 예정했던 그 시간에 척척 맞춰서 도착했어요.”
윤정길 대장이 이번 섬진강 걷기 길의 계획을 적은 메모장을 보여 주었다. 구간별 거리에서부터 소요시간, 방향, 비상연락망 등을 꼼꼼하게 적은 메모장은 완벽한 ‘작전지도’나 다름없었다.
한강 걷기를 마치고 이일수씨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팀에서 나갔고, 나머지 낙동강, 금강, 영산강은 윤 대장과 송현섭, 이상주씨 3명이 걸었다. 그리고 한강 서울길부터 전수석씨가 합류, 4인조로 다시 탄생한 것이다.
“전수석씨는 별명이 ‘야생마’일 정도로 잘 걸어요. 이상주씨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송현섭씨와 저는 좀 더디게 걷는 편이에요. 서로 걷는 속도가 다르니까 힘도 더 들고 부산해질 만도 한데 우리는 그렇지 않았어요. 앞에서 너무 치고 나가면 뒤에서 천천히 가라고 말하고, 뒤에서 너무 처지면 앞에서 이끌어 주고, 그렇게 서로 배려하면서 걸으니까 계획한 일정에 맞춰서 도착하게 되더라고요. 이젠 뭐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호흡이 착착 맞아요.”
 - ▲ “양산이면 어떻고 우산이면 어때, 햇빛만 피하면 되지.” 우산을 양산처럼 쓰는 ‘꽃할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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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진강길 끝나면 해파랑길도 걸을 터
망월삼팔회의 ‘꽃할배’ 4인방이 오랜 시간 길을 걷다 보니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특히 4대강의 경우엔 자전거를 타고 가는 젊은이들이 멈춰 서서 격려도 많이 해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처럼 자전거 길을 장기간 걷는 사람들은 많이 보지 못했어요. 영산강에서 서울로 걷는 아버지와 아들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죠. 그리곤 동네 근처에 산책하러 나온 사람들이 전부였어요. 4대강 자전거 길이 이렇게 잘 꾸며져 있는데 사람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 것 같아서 좀 아쉬운 생각이 들었어요.”
전수석씨는 “해외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칭찬하는 한국의 강길이 정작 국민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며 “지자체에서 좀더 관심을 가지고 홍보를 열심히 하면 우리처럼 강길을 걷는 사람들도 더 많아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망월삼팔회 4인방은 4대강 종주에 이어 4월엔 한강 서울길(176km), 그리고 5월엔 양수리~화천 파로호(127km) 코스도 마쳤다. 그리고 9월 16일부터 10월 첫째 주까지 3차에 걸쳐 섬진강 길 148km도 마칠 예정이다.
“강길 걷기가 끝나면 바닷길도 걸어볼 심산입니다. 동해 해파랑길 말이에요. 부산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잇는 길인데, 강길과는 또 어떤 차이가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걷기를 통해 우정과 건강을 쌓아나갈 예정이라는 이들은 각자 걷고 싶은 목표가 있다.
 - ▲ 1 낙동강 따라 걷는 길, 오른쪽으로 펼쳐진 강의 풍광이 멋스럽다. 2 걷는 도중 도시락을 먹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 “휴전선을 따라 걷고 싶어요. 물론 지금은 걷기 코스가 만들어지지 않아 어렵지만 언젠가는 분명 걸을 수 있게 될 거라고 믿습니다. 그 전엔 서해와 남해를 따라 걷고 싶어요.” (윤정길)
“제주올레길이 인기가 좋잖아요. 거기도 한 번 걸어보고 싶고 앞으로는 우리나라 섬 안에 있는 길을 하나씩 걷고 싶어요.” (이상주)
“완행버스를 타고 가다가 내려서 걷고 또 완행버스를 타고, 그런 식으로 전국 일주를 해볼까 합니다.” (전수석)
요즘 원로 배우 4인방의 여행기를 다뤄 인기를 얻고 있는 TV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처럼 망월삼팔회 4인방도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걷기 길을 걸으며 아웅다웅 소소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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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윤정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