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 오일회 
| 제목 | 3-2 계룡산 산행(12/15) 후기 |
|---|---|
| 글쓴이 | 동인섭(51) [ disis1404@gmail.com ] |
| 작성일 | 2012-12-20 |
지난 10월 산행 뒤풀이에서 금년을 의미있게 마무리 해보자고 결정되었던,
전국에 흩어진 3-2 친구들이 중간지역인 계룡산으로 산행하자고한 날이다.
서울은 남부터미널에서 동학사행(08:00)시외버스로,
부산/진주는 KTX로
대전을 거쳐 동학사 주차장에서 10:30에 만나기로 하였다.
당초 11명이 참석통보해왔으나, 3명이 사정상 취소를 알려왔다.
소풍 전날 설레임으로 잠을 잘 못 이루던 그 어릴 적 추억에서 일까…
너무 일찍 잠이 깨어 재차 잠을 청하려 뒤척이다가 포기하고 4:30에
일어나서 준비물을 챙긴 뒤,
차가운 새벽공기를 가르며 버스와 전철을4번이나 갈아타고 남부터미널에 도착하니 7:32.
이미 상준, 원용은 도착하여 아침식사를 해결했다 하였고, 이어 승기, 철호가 도착.
8순 잔치로 못 온다던 영우가 통 큰 행보로 예고없이 나타나 우릴
더욱 반갑게 해주었다.
키 큰 사람 중에 동작 느린 사람도 있는 법이라, 7:57이 되어서야
나타난 홍 교수.
버스에 올라 벨트를 매고 어쩌고 하는데, 어디서 많이 본 중년남자가
웃으며 다가오네.
아니, 윤 교수? 진주에서
올 것이라 예상했던 정배가 턱걸이로 탑승, 서울에 출장이 있었다고.
8명 승탑 완료, 출발
하입시더.
언제 샀는지, 영우가 빨간 망태기에 조밀조밀 담긴 귤을 나눠준다.
고속도로에 진입한지 좀 있으니, 양말 보따리를 든 잡상인(?)이 오며가며 양말을 몇 켤레씩 나눠주네.
구리섬유로 의류사업을 하는 승기가, 친구들에게 고맙다고 선물로 가져온
것. 잘 신을 꼬마.
주변 승객들은 어리둥절한 눈치, 혹시…내게도 주는 거임? 하지만, 미안합니더, 3-2 아니지예?
하나 둘 잠이 들고…
안개가 자욱하여 가시거리 100m 정도인 회색 빛으로 가득한 낀 고속도로를...
버스는 계속 남행으로 무심히 달리는데, 김 서린 차창 밖에는 흰색만이…눈이
많이 온 것 같았다.
동학사 입구 삼거리에 도착. 9:42
포근한 날씨에 걷기도 좋다. 흥서에게 전화하니, 대전역에 내려서 이리로 오는 중이라고.
두서너명씩 갓길을 따라 이러 저런 얘기를 하며 동학사 주차장에 도착하니10:00.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지. 언제 보았는지, 어묵가게에 벌써 낚시질이 한창이다.
뜨끈한 국물맛도 좋네, 친구들과 함께 하니. 준비 못한 친구들은 김밥도 사고 아이젠도 사고….
10:26 아홉명 집합완료.
공주 딱밤 아저씨한테, 서비스 군밤 얻어먹고 사진도 한장 찍어 달랬다.
등산길을 접어드니, 눈 위에 비가 내린 것이라 꽤 미끄럽다.
초반 길은 돌 부리가 많아서 이를 밟고 올라갔지만, 20여분 후 한계에 도달.
흥서, 승기 등 선수들은 그냥 맨발(?)로 가고,
대부분은 하나 둘씩 아이젠을 착용. 숨이 차기 시작하네.
장군봉과 남매봉 갈라지는 삼거리에 도착(11:45)하니, 뭐꼬? 이게...이미 한 판이 지난 파장 분위기.
등산 전문가들…진관, 영우, 승기는 진작에 도착하여 김밥과 안주로 막걸리를 몇 순배 돌리며 기다리다가...
저체온으로 떨고 있는 중.
근데 요기 삼거리의 주변 풍광이, 북한산에서 백운대와 영봉으로 갈라지는 하루재 삼거리와 아주 흡사!
나만의 생각인가…송 대장 확인해줄 수 있소?
12:05 남매탑에 도착,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
자, 판 쫌 깔아 봅시다. 싸온 것들 꺼내 보소.
갑자기, 웃음소리가 연이어 여기저기서 터지기 시작한다.
“삼불봉 올라가문 머하노 소고기 사묵겠지”
요즘 유행하는 개콘코너“…뭐하노? 소고기 사묵겠지” 패러디로 한참 배꼽은 잡은 후,
삼불봉 정상공격을 하기로 출발. 12:55. 등산길에 경사가 좀 있고, 쌓인 눈과 물기가 뒤섞여 좀 미끄럽다.
숨을 몰아 쉬며 가파른 철계단을 오르니, 드디어 삼불봉 정상이다. 1:15
힘들여 올라 왔으니, 그 경치 좋다는 계룡산 주변경개 구경 좀 해야
하는데…
둘러보니 주변은 온통 회색빛 안개 속이다. 구름 속인가?... 하여튼 아무 것도 안 보이니, 아쉽다.
어여~58번, 59번, 60번 모이바라~맨 뒷자리 꺽다리 셋이 모였다.
상철이가 급출장길로 취소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55,56,57,58,59,60했을낀데, 아쉬운 대목이다.
무용도사는 가부좌 틀고…곧 공중부양할 모습인데, 이때 모은 정기는 나중에 뒷풀이 자리에서…
1:30 하산길에 나서서, 동학사에 들렀다. 2:45
Non-stop hiker 홍교수, 가족과
동행한 흥서는 먼저 내려갔고…
7명이서 눈덮인인 고찰의 유구함을 배경으로 한 컷. 50대 후반 맞나?
3:15 동학사 주차장에 도착, 택시 2대에 분승하여 유성관광호텔 온천장에 도착 3:45
온천욕비(6,000원)는
공짜다~ 먼저번 10월 산행에서 회비잔액 5만원 이월금으로 계산.
4:40까지 온천욕하고 재집합하시요~
탕 안에 들어서니…오잉~이게 웬 일? 유성
사람 다 모있나?
콩나물 시루도 아이고, 물반 사람 반이다. 물은 매끈하고 따뜻한데, 뭐가 둥둥 떠다니고…날을 잘못 받은 거 같다.
반신욕을 좀 하고 나서 대충 씻고 있는데, 진관, 승기가 옆으로 온다. 등 좀 밀어 주까?
반백의 친구를 발가벗겨 놓고서 등을 문질러 주고, 엉덩이도 닦아 주며…야~ 이거 기분 묘하네~
아들 녀석과 목욕을 가서 서로 등을 밀어주는 데엔 익숙했지만…이렇게 낯선 사내(?) 등을 밀어 준다?
낼 모레 환갑인데, 이렇게 나이 먹어 친구 등을 밀어 줄 수 있는
기회가 있게 되다니…후후. 재밌네.
옛적 잠깐의 인연으로, 이리도 긴 지나간 세월 동안 친구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참으로 고맙다.
동행이라는 낱말이 가져다 주는,
그야말로 행복한 느낌, 만땅이다.
5:00 승기가 추천하는 동아벤처 건물 뒤쪽 해장국 집을 찾았다.
묵은지 등갈비찜, 오징어 숙회에 막걸리와 소주를 기울이며 과거를, 오늘을, 그리고 내일을 얘기한다.
6:35 이제 서로 헤어질 시간. 서로
각자의 삶터로 되돌아 가야 한다.
참석하여준 정배, 흥서, 원용, 철호, 상준, 영우, 진관, 승기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사정이 생겨 취소해준 용국, 상철, 규현에게도
감사한 마음이다.
친구들이 있기에 오늘처럼 행복한 시간을 또 가질 수 있었음이라.
그리고, 저녁 뒷풀이 비용을 흔쾌히 부담해준 홍교수, 고맙소.
3-2 산행 모임의 최초 발기인이었는데, 역할 제대로 하신듯...짱입니다^
교수한테 밥 얻어먹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인데…친구이니까 가능한 것인듯… 덕분에 잘 먹었소이다.
모쪼록 친구들, 한 해 마무리 잘하고, 내년에 또 보세. 새해에도 건강하고 복 많이 받으시게나.
끝으로, 오늘의 산행후기를, 無用(오상준)의 시로 가름하고자 한다.
鷄龍送年
雪山昇天龍
英傑下處去
霜鬢又一年
告老身靑心
계룡산에서 한 해를 보내며
눈덮인 겨울산 승천하는 용의 모습인데
세상의 영웅호걸들 어디를 간 것인지 보이질 않네
서리내린 귀밑머리 또 한 해 지나가지만
고하노니 몸은 비록 늙었어도 마음은 청춘이라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