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아직은 초보자라

경이달에 참여하기가 자충수라 싶어

마음으로는 힘찬 주자여지만

현실은 눈으로 구경만 하고 있었슴다.

1 ~ 2 구간을 달리신

선배님의 마음 무거운 글을 읽고

사진에 보이는

개성고교[구.부산상고] 의 참여현황을 보고

비록 달리미의 왕초보지만

다리가 힘들면 입으로라도 참여코자

53회 두명이 출사표를 던져 봅니다.

동고야!!!!!!!!!!!!!!!!!!!!!

 

 

뚱땡이의 구불기  ....... 김영환(56) [ pat@patkim.com ]

 

걸을땐 아직도 왼쪽 정갱이 안쪽이

쫌은 땡기 옵니다.  별 연습도 없이

땐땐한 아스팔트를 쿵쿵 눌러댔더니

숏다리 관절 고놈이 놀랬던 모양입니다.

 

동고를 사랑하는 마음에 앞서

개인적인 욕심으로 달리기를 시작했고

경부이어달리기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식탐이 가당챦고 그 양 또한 대단한

저에게 팽팽하게 부풀기만하는 육신 주머니에

바람을 빼기에 가장 적합한 꼬질대가 바로 "달리기"

임을 깨닫고 작년 경이달 시작 약 2개월 전부터 살살

집 앞을 달렸었죠.  작년에 우리 동기 56회가 5구간 참가

하고 올해도 같은 구간을 맡기로 하였기에 어제는 리허설겸

해서 참석했었습니다.

 

달리던 중에 오만 잡담과 신소리가

이어지며 귀를 세우게 하는 데,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모두 다 개성고 주자들이었습니다.

기냥 달려도 되죽을 판인데, 농을 주고받으며

마치 술자리에 앉아서 이바구 하듯 하드만요.

 

그러한 이바구가 중요한 것은 아니구요,

문제는 그렇게 농담을 주고 받으며 분위기

를 주도하는 개성고 주자들의 면면이었습니다.

 

그들 대부분이 제 나이또래 였걸랑요.

그리고 그 숫자도 우리 동문에 비할 바는 아니었구요.

우리는 예의 도꾸이 달리미 선배님들이 올해도 힘차게

발걸음을 내딧고 계셨습니다.  작년에 비해 올해 새로운

얼굴을 드러낸 동문은 없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반대로

작년에 비해 그 숫자가 줄어든 듯 싶더만요.  올해는 동창회

차원에서 새로이 시작한 행사라고 하는데, 그 취지가 빛바랜

것 같기두 하고요. 

 

왜 있쟎아요?

인간에게는 비교의 습성이 있는듯 합니다.

목욕탕에 가서도 우리 남자들은 안보는 척 하믄서

그 놈 거시기를 흘끔 곁눈질 하면서 내 것과 비교하지 않습니까.

 

경이달은 우리가 먼저 시작했고, 냉중에 개성고가

합류했는데, 어제의 분위기로만 볼 때는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양교 주자를 2열 종대로 늘였을 때 개성고 거시기 길이에 비해 우리 동문의

거시기 길이는 .....................

 

 

전체 구간 중에서 인제 호부 2구간을 마쳤고

앞으로 뛰어가야할  구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굳이 긴 거리를 뛸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쪼매이씩이라도

여러 동문이 교대해 가믄서 가을 들길, 황금 나락밭을 뒤로

하며 지구를 내 두발로 회전시킨다는 기분을 느껴봄이 어떠하신지요?

 

 

"경이달"은 마라톤이 아닙디더.

기냥 한데 어울려 빠른 걸음으로

가을 시골길을, 읍내의 아지매를,

소학교의 어린애를, 우리에 갖힌

소들을, 그리고 저 먼 가을산의 색동옷을

카메라 줌인 하며 감상하듯이 멀리서 그리고

가까이서 즐기는 그러한 놀이이자 가을 축제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