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주 한번 맛봐야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憲裁의 탄핵심판이 기각된 14日 오후
직장인들은 술자리 약속을 잡느라 분주했다. 점심시간 前後로
시작된 소주파티가 오후 늦게까지 진행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이날은 그동안 쌓인 정치권에 대한 스트레스를 푸는 날이었다.
이와 함께 여의도 증권가에는 \'탄핵주\'라 불리는 새 폭탄주가 등장했다.
탄핵주는 정치권의 오만불손함과 어이없음을 꼬집는 술이다.

일단 제조법부터 특이하다. 지난 3月 국회 재적의원 3분의2가
탄핵소추를 의결했다는 점에서 맥주잔에 소주 3분의1과 맥주 3분의2를
섞는다. 서민의 술이라는 점에서 소주를 양주 대신 사용한다.
맥주는 \'거품\', 즉 정략적으로 탄핵을 이용한 두 보수정당을 빗댄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첫잔을 들이켜면 두 번째 잔이 기다리고 있다.

이번에는 소주와 맥주 비율이 각각 5.1對4.9 수준이다.
이는 지난 총선에서 열린우리당과 민노당의 득표율을 반영한 것이다.
당시 두 정당은 모두 탄핵에 반대했다.

두 번째 잔을 마시면 마지막 잔이 남는다. 단, 탄핵주를 마실 때는
정원이 정해져 있다. 9명을 넘기면 안 된다. 이는 憲裁 재판관 數에서
따온 숫자다. 이렇게 술잔이 한순배 돌고 나면, 사람들은 알코올
度數를 이기지 못하고 대부분 기진맥진한 모습을 보인다.

탄핵주를 마셨다는 한 직장인은 \"좀 무식한 술이기는 하지만,
정치적 이벤트와 함께 직장생활의 스트레스를 푸는 데는 최고\"라며,
\"어쨌든 한국사회가 정치적으로 중요한 고비를 넘긴 것 같아
기분은 좋다\" 고 말했다.


스포츠투데이/오상도 (car@sportstoday.co.kr), 2005/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