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 김욱동 
| 제목 | 직지사 황악산 경부합동산행 잘 다녀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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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강성철(45) [ sckang2000@hanmail.net ] |
| 작성일 | 2013-06-03 |
직지사 황악산 경부합동산행 잘 다녀왔습니다.
6월2일, 참 맑고 따스한 일요일. 하루 종일 버스와 잔디밭 등에서 부산 친구들과 어울려 즐거운 하루 보냈습니다. 직지사는 참으로 웅장하고 넓었으며, 황악산은 널찍한 등산길과 부드러워 보이는 산세를 자랑하는, 올라가고 싶은 산이었습니다(대부분 못 올라갔지만). 서울(300여명), 부산(600여명), 총 900여명이 떠들고 즐겼지만, 청정도량을 어지럽혀 부처님께는 죄송했습니다.
이날 함께 동참한 동기들(총 20명: 대부분 가나다 순, 이하 존칭 생략):
서울: 김진효, 김형만, 박병수(회장), 강성철(4명)
부산: 김갑진, 김겸열, 김대우, 김상헌, 김성해, 김정헌, 문병호, 박석근, 박의흠 & 김옥인(박의흠 부인), 서상환, 이대영(총무),이범수, 정연보(산악회장), 조경권(회장), 조옥현 (박반석 부인) (16명)
프롤로그
김천행 차안에서 34회 선배님들(문한영, 노월령 선배님)의 분에 넘치는 베품(고래고기, 떡, 방울토마토), 특히 노월령 선배님이 울산 친동생을 동원해 어렵게 구하고 직송해온 싱싱한 고래고기(팩당 3만원 상당)는 정말 고마웠고 감동적이었습니다. 문한영 선배님, 노월령 선배님 정말 감사합니다!
주선의 입
고래고기(2인당 1팩씩)를 받아든 45회 주선 김진효, 얼굴이 환히 밝아지더니 소주부터 찾는다. 왜 저러나 했더니 “고래고기는 소주와 함께라야” 궁합이 최고란다. 역시 문한영 선배님 등(!)을 쳐서 소주 받아들곤 입가에 침이 흐르는 줄도 모르고 아주 맛있게 먹는다. 고래고기와 소주 파티에 형만이가 빠질 수는 없지! 둘은 소주잔 기울이며 희희낙락, 진효가 간혹 아까운 듯(!) 집어주는 고래고기를 병수와 성철이는 입만 벌리고 맛있게 받아먹는다. 주선파와 비주류의 입 차이! 그래도 한 팩은 부산 친구들을 위해 배낭 속에 고이 간직하는 진효.
개성적 분파
오랜만에 만난 부산 친구들과 반갑게 해후! 차에 남은 잔디밭 자리 지킴이 김대우를 제외한 19명의 동기들은 겸열이의 교통정리 노력에도 불구하고 얼결에 3팀으로 갈라져 버렸다.
운수봉(해발 668미터)파: 김옥인, 박석근, 이대영, 조경권, 조옥현(5명)
백련암파: 김갑진, 김겸열, 김상헌, 김성해, 김정헌, 김진효, 김형만, 문병호, 박병수, 박의흠, 서상환, 이범수, 정연보, 강성철(14명)
잔디마당파: 김대우(1명)
이 중 김겸열, 김정헌, 이범수 등은 나머지 친구들 때문에 나중에 운수봉으로 향하던 발길도 되돌릴 수밖에 없었고, 유일하게 부부 동반한 의흠이는 사색이 되었다. Wife 따라 운수봉으로 가야하는데, 철모르는(!) 친구들은 퍼질러 앉을 생각만 하니....
백련암 버찌와 자연식 식신
자연식 식신을 보았다. 백련암 앞뜰에 보기 드물게 탐스럽게 잘 익은 버찌를 보더니, 아차! 이를 어쩌나... 친구들이 벌떼(!!!)같이 달려들더니, 정신없이 따먹는다. 그 중 단연 압권은 문병호. 배낭을 맨 체 벚나무 중간까지 올라가 양 다리를 걸치고는 쉴 새 없이 버찌를 입에 털어 넣는다. 말로만 듣던 식신을 본 느낌이었다(자연식이라서 더욱 탐하는). 이제는 후배까지 가세하여 가지를 휘어 버찌를 따먹는 걸 보곤 나뭇가지 부러질까봐 의흠, 성철 등은 쳐다보며 어...어...하고만 있고. 그만 내려오라는 말에도 병호는 시간 아깝다고 말도 시키지 말란다. 병호야, 자연식 포식했으니 부디 신선처럼 살아라~
백련암 스님, 성불하십시오
스님들 양식을 우리가 따먹는 것 같아 미안해서, 백련암 스님께, “죄송합니다” 했더니, 스님 말씀이, “따 먹으라고 있는데 맘껏 많이 드세요.” 뜻밖의 말씀이라 “성불하십시오”라는 말이 절로 나오고 죄책감이 조금 줄어들었다. 스님, 정말 감사합니다!
백련암파만의 점심 식사
백련암파 14명은 백련암에서 도로 내려와 운수봉 쪽으로 올라가는 듯 하더니 몇몇이 길가 잔디밭에 그냥 퍼질러 앉으며 밥 먹잔다. 은근히 wife와의 해후를 기대하던 의흠이는 할 수 없이 주저앉고, 겸열, 정헌, 범수 등도 가다가 다시 내려온다. 부산 친구들이 준비한 각자 개성 있는 먹거리(이팝, 잡곡밥, 맛있는 반찬)와 서울 집행부에서 준비한 족발 set, 그리고 고래고기와 막걸리, 소주 등으로 백련암파만의 점심 파티가 벌어졌다. 성철이는 집사람이 새벽부터 족발 준비하면서 정성스레 싸준 유부초밥은 놔두고, 눈치 없이 의흠이가 옥인씨와 먹으려고 싸온 도시락을 욕심낸다. 병수가 반쯤 남은 유부초밥을 돌려주어 그나마 의흠, 겸열, 정헌, 범수 등과 한쪽씩 나눠먹는다. 상환이의 화려한 화술, 연보의 촌철살인 같은 stop sign(마~ 요정도!) 추임새 등이 분위기를 한껏 즐겁게 만들었다. 마침 43회 심성열 형님이 지나가다 백련암파 단체 사진을 찍어주셨다. 형님, 고맙습니다! (참조: 재경망월산악회 사이트 중 성열 형님이 올린 사진에 백련암파 14명 모습이 2컷 있으니 보십시오.)
세족욕, 그리고 또 다른 이산가족
점심을 먹고 나서도 아스팔트만 밟은 백련암파의 시간은 남아돈다. 계획 없이 터덜터덜 내려오다가 멋쟁이 형만이가 계곡 물에 반해 내려가잔다. 형만, 진효, 범수가 앞장서고, 의흠이와 성철이는 어쩔까 망설이다 앞서가는 친구들 부르니 병수와 겸열이가 되돌아 온다. 결국 백련암파는 행사장으로 되돌아간 7인과, 세족욕의 마술에 빠진 7인으로 다시 분화. 세족하는 와중에 의사 아버지인 겸열이의 해박하고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의학 상식 설파, 범수 교수님의 논리정연한 말솜씨(아~ 역시 교수!), 애연가 진효의 독방 흡연, 형만이의 사자갈퀴같은 머리숱을 탐내는(!) 병수, 범수(형만이가 머리칼을 분양할 수만 있다면!). 마냥 wife 걱정만 (속으로) 하며 668미터인 운수봉의 높이를 물어보는 의흠이... 황악산 신령님, 저희들 영혼까지 시원하고 맑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남(南)” 상환, 45회의 “키케로” 등극
대우가 사수한 명당에 운수봉파를 제외한 15명이 주체측에서 마련해준 푸짐한 먹거리(묵, 두부, 오징어무침, 소주, 막걸리 등)를 둘러싸고 희희낙락한다. 전설적인 남상환(북승규는 사정상 불참)은 대우와 쿵짝을 이뤄 신나게 Y담을 하고, 그 와중에 대우는 각자의 비밀스런 부부생활 앙케이트 조사까지 하고 있다. 상환이의 화려한 말솜씨에 서울에서 제법 목소리가 큰 형만이도 입을 꾹 다물고 있고, 모두들 킥킥대고 웃으며 술, 음식을 즐긴다. 나중에 모두 상환이 주위로 둘러서서 경청하는 걸 보니, 로마시대의 최고 웅변가 “키케로”가 생각난다. 물론 내용과 언어, 품격은 다르겠지만, 상환이를 “45회의 키케로로 임명합니다!”
재경망월산악회장 유용훈(51회) 순회 방문
재경망월산악회장 유용훈 회장이 우리 모임 쪽에 와서 맘껏 드시고 모자라면 얼마든지 더 요청하시라며 적극 권유한다. 고맙습니다. 우린 맘껏 잘 먹고 즐거웠습니다만, 회장님은 모든 일 신경 쓰고 독려하느라 제대로 못 챙겨먹었지요? 복 받으실 겁니다.
운수봉파의 최종 합류
드디어 운수봉파가 도착, 오늘 경부합동“산행”(“대부분은 아스팔트행“)의 대미를 장식한다. 후미(백련암파 등)와 떨어져서 후미 걱정하느라 제대로 점심도 못 챙겨먹은 다섯 명이 도착하자, 일부 (상호) 원망과 함께, 미인 2명의 합류에 따라 분위기가 다시 고조된다. 도시락을 뺏어먹은 죄를 진 성철이는 두 분께 공손히 막걸리 한잔씩 따라 드리고, 안 따라온 남편 의흠이를 살짝 원망하는 옥인씨께 의흠이를 붙잡은 죄를 용서해주길 간청한다(내 탓이요!). 경권이는 조용하고, 석근이는 산행대장답게 늠름하다. 대영이가 오리고기 안주를 내 놓았지만, 이미 배가 부른 친구들이 많아 결국 서울팀 안주거리가 되어 서울행.
명창 조옥현씨
아까 선식을 즐긴 병호가 드러누운 나무 아래쪽에 있다가, “옥”에 구르는 듯한 노랫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부산45산악회 총무 옥현씨가 멋지게 한곡 뽑고 있다. 노래 내용이 저승사자와 대화하는 듯한 것이었는데 꽤 코믹하고, 약간 한이 서린 곡일 수도 있겠다 싶다. 반석이가 저 노래를 같이 들었으면 좋았는데...
“옥” 시스터즈의 커피 한 잔
웬만큼 먹는 즐거움이 마감된 듯하자, 옥인, 옥현 두 미녀 “옥” 시스터즈가 커피를 서비스 한다. 18명이나 되는 남성 중 한 명이라도 바리스타만 있었으면 “옥” 시스터즈 수고를 들었을 텐데... 맛있게 잘 마셨습니다. 의흠이와 나눠마셔야 되는 커피 한 잔을 받은 성철, 지나가다 들러신 34회 문한영 선배께 술 권하고 어쩌고 하다가 얼결에 혼자 다 마셔버렸네. 의흠아, 미안하다. 네 집사람이 손수 타준 커피를 독식해서.
옥인씨, 보는 눈이 대단하십니다
성철 휴대폰 바탕화면을 우연히 본 옥인씨, “잠깐”하더니 성철 아들 형제들을 유심히 보곤 “아빠보다 많이 업그레이드되었네!”하신다. 영어 선생님답게 “upgrade!"라는 용어를 구사하면서...친구 부인이라서가 아니라, 옥인씨 정말 보는 눈이 탁월하시네요. 그 탁월한 눈으로 고른 보물, 의흠이와 사는 날까지 건강하고 다정하게 잘 지내기 바랍니다.
지리산 둘레길을 (머릿속으로) 미리 가보다
겸열이와 범수는 벌써 9월말 지리산 둘레길 행사 걱정한다. 취지야 어떻든, 모든 행사에는 찬반과 호불호가 있기 마련이니까, 그 때 상황과 동기들 사정에 따라 대응할 수밖에 없지만, 서울 동기들도 이번 9월 둘레길 행사에 최대한 동참하도록 노력해야겠다. 한 가지 우려사항은 재경총동창회의 종전 “한마음 체육대회” 행사가 겹치지 않을까하는 것인데, 이 또한 확정되고 나서 머리를 짜야할 일. 하여튼 맞춰보자!
부산 친구들과의 아쉬운 작별
오후 4시반경. 주차장에 모여 모두 둘러선다. 서울 4명이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면서 아쉬운 작별의 악수를 나눈다. “아디오스 아미고!” 짧은 만남, 일부는 절친일 수 있지만 어쩌면 학교 다닐 땐 서로 있는 줄조차 몰랐을 수도 있는 친구들과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나눈다. 부산 친구들은 “9월에 만나자!”를 외친다. 반가운 마음을 “hug"로 표현해주신 고마운 분도 있었고, 작별 인사할 때 옥현씨가 안 보여서, 인사하고 갈려고 찾아 헤매기도 했다. 다행히 형만이와 성철이를 발견하고 차에서 내려 인사하고 돌아 선 옥현씨. 잘 지내시고 반석이도 잘 지내라고 안부 대신 전해주세요.
노래와 술, 그리고 아이들
서울행 상경 버스 안은 예나 다름없이 술과 노래다. 꼬마들은 상금 받는 재미에 “올챙이” 노래를 열심히 부르고, 주선 진효는 술을 보고 좋아서 헤벌쭉~, 술 안 먹겠다던 형만이는 진효의 권주에 그만 항복. 술 안 좋아하는 성철인 34회 문한영 선배님 권주에 “어쩔 수 없이” 몇 잔. 형만 왈, “내가 줄 땐 안 먹더니 선배가 주니 먹네.” 형만아, 오해하지 마라. 변함없는 사실은, “난 술 안 권하는 사람이 좋다.” 소신껏 술 안 마신 병수에게 행운을!
에필로그
이외로 얼굴이 무척 낯익어서 살짝 당황스러웠던 경권(아~ 야가 경권이었나?), 좌중을 휘어잡은 키케로 상환, 말솜씨가 좋은
갑진(사자성어 대가), 정헌(청산유수), 병호(영업달인), 논리파 범수(교수님~), 완벽파 겸열(also known as "치밀종결자"), 그리고 상환이 쿵짝 대우, 촌철살인의 멘트와 음악에 밝은(seven daffodils!) 연보, 크게 나서서 떠들지 않지만 정다운 상헌이와 성해, 말은 많이 들었지만 함께 등반할 기회를 놓친 석근, 조용하지만 강하고 변함없는 의흠, 야전사령관 마라토너 대영이, 그리고 “옥” 시스터즈 옥인씨와 옥현씨. 바빠도 모든 일 제치고 참석한 재경 회장 병수, 주선 진효, 멋쟁이 형만, 겨우 4명만 참석했지만 재경 불참자들이 안부 전하더라는 말 빠뜨리지 않고 전한 성철, 모두 만나고 웃고 떠들 수 있는 하루 보낼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주 개인적인 감사 말씀 한 마디: 의흠이 일심동체 옥인씨, 홍삼 캔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의흠이와 함께 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성철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