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글에 있는 조선일보 내용을 여기다 옮겼다.
인터넷 주소를 못찾아서 헤멜 태화의 모습이 보여서...(아들에게 독후감 이야기 해주라)

‘영양만점’ 맛있는 중국사 속으로 중국사 대장정(1~3)
변영우 글·그림 | 궁리 | 각 200쪽 내외 | 각 8800원

▲ 역사만화책 분야에 분기점이 될만한 책이 나왔다. 성인을 위한 교양만화로도 손색이 없다. 사실 역사만화 장르는 만화로서의 적절한 압축과 역사서로서의 철저한 고증이 필수다. 마치 수레의 두 바퀴와 같아 어느 하나라도 부실하면, 끓이다 만 라면처럼 맛도 영양도 없어 쓸모없는 물건이 된다.

그동안의 역사만화책은 대부분 연표를 중심으로 한 기록 위주의 서술방식이거나 특정 사건 중심 또는 기행문 형식의 글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만화책은 어린이 독자를 상정, 역사적 사건을 평면적으로 다뤄서 그 시대의 현장감을 전달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미국 산타바버라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필자가 기획과 집필에 4년을 들인 이번 시리즈는 역사 이야기에 빠질 수 없는 전쟁뿐만 아니라 당시의 사회생활를 꼼꼼하게 담았다. 즉, 정치사와 경제사는 물론 문학사와 사상사까지 다루고 있어 아이들의 교양을 넓히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들은 당나라 말기에서 송나라로 이행하는 ‘당송 변혁기’와 명의 상업혁명을 중국 근대화의 전환기로 보는 등 최근 중국사학계의 연구 경향을 반영하기도 했다. 특히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중국사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점은 높이 살 만하다. 지도 100여 장을 적소에 배치함으로써 역사 흐름을 입체적으로 편집했고, 동서양의 역사가 서로 ‘스며들고 충돌하는’ 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 놓았다.

유비를 처음 만날 때 제갈량(27세)의 혈기왕성한 모습 등 주요 인물들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얼굴도 함께 늙어가는 모습을 형상화하는 세심함도 갖췄다. 또 중국의 시대별 복식을 최대한 고증하여 재현함으로써 사실성을 높였다. 각각 20권인 ‘채회(彩繪)중국역사전집’과 ‘채도전본 중국역사’를 참조했다고 한다. 와신상담(臥薪嘗膽), 백안시(白眼視), 삼고초려(三顧草廬) 등 생생한 역사 현장 속에서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고사성어의 유래를 익히게 해 놓기도 했다.

이 시리즈는 대만 출신의 만화가 차이즈중(蔡志忠)과 비슷한 분위기의 그림이 다소 걸리지만, ‘오락’과 ‘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하고 있는 드문 예다. 오락을 위해 정보를 희생하지 않으려는 의식적 노력이 두드러져, 아이들 눈에 쏙 들어오는 ‘인기 있는’ 만화책이 아니라 부모들이 신중히 검토한 끝에 자식에게 권해주는 ‘진지한’ 만화책을 지향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글자 양이 많고 그림 요소의 비중이 다른 만화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아주 어린 아이들은 지루해 할 우려가 있다.

신용관기자 qq@chosun.com

입력 : 2006.03.31 23:11 58\' / 수정 : 2006.04.03 19:37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