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주에 많이들 망가져요"

그는 입사(?) 23年次인 지금도 '대리'다.
돈을 모아 잠시 '社長' 명함을 가져보기도 했지만, 채 1년 반을
넘기지 못하고 다시 '대리'가 됐다. 실망할 만도 하지만,
그는 기꺼이 '대리' 타이틀을 다시 달고 本業에 복귀했다.

서울 명동의 마마미아 나이트클럽 웨이터 '윤대리'. 본명은 윤민호.
그러나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보다 '윤대리'를 아는 사람이
10倍는 더 많다. 갖고 있는 명함만 5000장이 넘는다.

윤대리는 2002年 末부터 올해까지 두 권의 책을 내면서 일약
유명인사가 됐다. '윤대리의 술나라'와 자전소설 '웨이터 윤대리'가
책 제목. 두 권 모두 베스트셀러가 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공부깨나 했다는 사람도 책 한권 내지 못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대단한 일인 건 분명하다.

소설가 外에 웨이터 윤대리에게 붙는 수식어가 또 있다.
'한국음주문화 홍보대사'. 누가 붙여준 말인지는 모르지만,
윤대리 스스로도 음주문화 홍보대사라고 자신을 칭한다.

강원도 속초 출신인 윤씨는 중학교 시절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家勢가 기울어 어려운 청소년기를 보냈다.(나이를 물었지만, 자신보다
나이 어린 고객에 대한 예의라며 극구 활자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75年 上京해 밤무대 드럼연주자로 잠시 일하다, 웨이터가 됐다.

以後 나이트클럽 전성기에는 나이트클럽에서, 룸살롱 전성기에는
룸살롱에서 계속해 웨이터 '윤대리'의 명성을 이어갔다.
누구보다 더 빨리 뛰어다니고 정직하게 손님을 대했다.
76年 웨이터가 된 以後, 그는 두 번의 외도를 했다.

軍 제대 後 현대건설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공사현장에 2年 동안
나가 벌어온 돈으로 고향 속초에서 기념품 가게를 열었다.
그러나 채 1年을 넘기지 못하고 사업을 말아먹었다.

장사를 너무 쉽게 봤고, 한번도 해보지 못한 일을 했던 터라
잘 될 리가 없었다.

97年에는 웨이터 생활로 번 돈과 은행 대출로 신촌에 200평 규모의
룸살롱을 개업했다. 그러나 이 역시 실패였다. 첫번째 사업 실패가
경험 부족이었다면, 두번째는 때를 잘못 택했기 때문이었다.
개업 6개월도 안 돼 IMF 외환위기가 왔고, 룸살롱은 문을 닫았다.
그 때 윤대리는 '웨이터가 내 천직인가 보다'고 느꼈다.

"그 동안 벌었던 돈을 다 털리고 좋아할 사람은 없겠지만,
낙담하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사업을 할 때마다 나한테는 오히려
웨이터 일이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깊어졌거든요.
다시 웨이터로 가족은 먹여 살릴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어요."

현재 그의 年奉은 年平均 3500만원 수준. 윤씨는 "40대 나이로
많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절약하면 살만하다" 고 말했다.

그래도 그는 웨이터 업계에서는 이름만 대면 아는 유명인이다.
인터넷 홈페이지(www.ys77.com)에 가보면 그의 활약상을 쉽게
알 수 있다. 한화그룹, 현대캐피탈 등 대기업 직원 대상
'직장인 음주문화'를 비롯해 벌써 대학, 호텔, 기업체에서
100餘 차례나 우리나라 술 문화에 대해 강의를 해 왔다.

주량 지키며 분위기 즐겨야

그는 "꼭 몸을 가누지 못할 때까지 술을 마시려는 사람들이 우리나라
술 문화를 망치고 있다" 고 설명한다. 술을 즐기지 못하고, 오히려
빠져서 헤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모든 문제가 발생한다는 얘기다.

"배웠다는 사람들일수록 술 마시면 과격해지고 난폭해져요.
처음 술을 배울 때부터 제대로 된 음주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죠.
음주 습관은 처음에 어떻게 배우느냐가 가장 중요해요."

그래서 그는 요즘 대학 강연을 자청하고 다닌다. 올해만 해도
서울여대, 연세대, 중앙대에서 바람직한 음주문화에 대해 강의했다.
주요 강의 내용은 '올바른 음주 습관을 갖는 게 올바른 사회생활의
기본' 이라는 내용이다.

또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술을 강제로 권하는게 '멋있는 일'이 아니라,
'나쁜 일'이라고 강조한다. 술 권하는 문화가 과거에는 미덕이었을지
모르지만, 시대가 변한 만큼 술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싼 양주를 폭탄주로 만들어 마시는 관행도 문제로 꼽았다.
폭탄주를 마시다보니 위스키의 참 맛도 모르면서 위스키 소비는
가장 많은 '부끄러운' 국가가 됐다는 설명이다.

윤대리는 마지막으로 "취했는지 안 취했는지는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안다" 며, "자신의 주량에 맞는 만큼만 마시면서 술자리 분위기를
즐기는 게 가장 좋은 음주법" 이라고 강조했다.

윤대리가 말하는 룸살롱 120% 활용법

"초저녁, 예약 손님이 돼라"

윤대리는 나이트클럽 웨이터로 뼈가 굵었지만 서울 신촌에서
초대형 룸살롱을 경영한 경험도 있다. 그는 "룸살롱 業主 입장에서
당연히 잘 대해주고 싶은 손님이 있다" 며, "이런 손님이 돼야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고 말한다.

●초저녁 손님이 돼라 - 룸살롱은 오후 8∼10시까지가 좀 한가한
시간이다. 이 시간대에 오는 손님을 룸살롱 業主들을 가장 좋아한다.
당연히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3시간 以上을 넘기면
오히려 '눈치'가 보이게 마련이다.

●예약 손님이 돼라 - 예약 손님은 당연히 우대를 받는다.
더욱이 룸살롱은 예약 손님이 드물어 일단 예약이 잡히면,
룸살롱 主人은 손님이 언제 오나 고대하게 된다.

●웨이터를 社長 보듯 하라 - 룸살롱이든 나이트클럽이든 웨이터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웨이터가 손님을 등한히 하면 서비스는
당연히 떨어진다. 단골 웨이터를 만들고 적절한 교분을 쌓으면,
社長을 아는 것 以上으로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윤대리가 말하는 부킹 성공법

"여성 술값도 내줘라"

나이트클럽 웨이터의 '大家' 윤대리가 말하는 부킹 성공 5계명은 뭘까.
윤대리는 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헌팅'으로 불렸던 나이트클럽
즉석 만남이 90년대 초반 以後 '부킹'이라는 이름으로 새로 태어나
더 활성화 됐다고 말한다. 이제 '나이트클럽 = 부킹'으로 통할만큼
부킹이 일상화 됐다.

윤대리는 "얼굴은 상관없다. 매너 좋고 부킹 상대의 기분을 잘
맞춰주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부킹에 성공할 수 있다" 고 말한다.

1) 취하면 안 된다 - 부킹에 성공하려면 매너가 좋아야 한다.
술에 취한 사람은 스킨십이 많아지고 저절로 매너도 나빠진다.
다른 부킹상대도 많은데 어느 여성이 술 취한 사람을 좋아하겠는가.
제 아무리 원빈 형 '꽃미남'이라 하더라도 술취한 사람은 안된다.

2) 여성의 의견을 따라라 - 주도권을 쥔 사람은 당연히 부킹 대상
여성이다. 술만 마시려하지 말고 여성의 의견을 기꺼이 존중하라.

3) 여성 술값 대신 내줘라 - 일반적으로 나이트클럽 여성 주대는
한 테이블에 5만원을 넘지 않는다. 여성 주대 정도는 책임져야
부킹에 성공할 수 있다.

4) '폭탄'에 관심을 - 여성 일행 가운데 가장 인물이 쳐지는
폭탄을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 폭탄이 터지면 무섭다.
모든 부킹을 폭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5) 개인 신상에 대해 너무 묻지 마라 - 나이트에 와서 자기 얘기를
많이 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더욱이 부킹 장소에서는 더욱 그렇다.


/매경이코노미 정광재 記者 (2003/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