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관련이 있어서 가끔 44회 게시판에 가서 글을 읽어보곤 하는데,

어제는 44회 선배님 중에 한분이 돌아가셨다는 글이 있었다.

뭐랄까, 괜시리 마음이 울컥했다.

대학 1학년 때 떠나 보낸 귀룡이 생각도 나고,

대학 4학년 때 홀연히 세상을 뜬 선배 생각도 났다.

어제까지만 해도 얼굴을 보았었고,

조금 전까지만 해도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바로 그 사람이,

나와는 다른 세상에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었다.

그러면서, 나와 혜윤이, 그리고 우리의 30~40년 후의 모습은 어떨까도 생각해 보았다.

언젠가는 내가 누군가에 앞서 먼저 다른 곳으로 가고,

내가 누군가를 나보다 먼저 다른 곳으로 보내야 하는,

그런 것이 세상의 이치기에 어쩔 수 없이 받아 들여야 하겠지만,

그러기에 더욱 더 값있게, 정을 쏟으면서 이 세상을 살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작별의 순간에 같이 이 세상에 있을 시간이 조금 더 허락되지 않았음에 눈물 흘릴지언정,

나 자신의 살아온 삶에 대해서는 조금의 후회도 안타까움도 없어야 하지 않을까...

내가 살고 있는 오늘이 어제 죽어간 이들이 그렇게도 살고 싶어했던 내일이라는 말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내가 호흡하고 있는 오늘에 대해서 너무 무감각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느낀다.

늘 내 일에 보다 충실하고, 내 사랑하는 이들에 보다 정을 쏟으며,

오늘 밤 잠자리에 누웠을 때 오늘도 정말 값어치있게 보냈음에 뿌듯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