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고등학교재경총동창회

고려 가요의 이 귀절이

이맘때면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

스무 해가 더 되었으리라.

'누릿 가운데 나곤 몸하

하올로 녈서'.

소생의 아호(?) '봄달매'

또 하늘 가득 채우는 먼지 (황사란 말 알기 훨씬 전, 어릴 때부터 보아 온)

'정월', '정월보름' 들을수록 생각할수록 정겨워 오는 말들

설 쇠고 한 달까지는 그 해 처음 마주치는 이에게 어김없이 하던 '과세 편히 쇴능교?' 설 인사.

양력으로는 참으로 서럽고 보잘것없는 달, 2월

그러나 음력으로는 정월인 가장 으뜸 달, 2월.

이 동동 가사를

한역해 보리란 건

한 삼년 된 숙제.

결국 운은 못 꿰고

7언3장으로 정리.

마음에 썩 들지는 않아도

원문보다 설이 길어졌지만 분위기는 살렸다 보기로 한다

글씨체야 평소의 펜체이니 어쩔 수 없는 게고

펜체라도 제대로 해 보려니 막대붓으로 揮棒筆하게 됐고.

쓰기는 우리가 개발한 원단에 했는데

원단을 조물락조물락 해서 보드레 가죽 느낌이 나게 해 보았다

칠재료의 농담 조절이 참 애를 먹여 그만둘까 하다가도

그간의 공이 아끼와 참으로 아쉬운 대로 아쉬운 대로 한 것이 되었다.

나름대로 마음이 가벼워 온다

공을 많이 들였으므로 나 하고는 오래 갈 소품이 되리라

아무리 남보기엔 어줍짢은 수준이래두.

천지간에 홀연 나온 몸이라 여기지면

그 다음은 하나님을 찾게 되어 있으니

동동 가사 지은이는 필연으로 하나님을 만나 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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