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의 산사





경산, 대구, 영천, 군위, 칠곡을 품고 있는 팔공산의 사찰 중 

이번에는 경산 부근을 돌아 보았습니다. 경산의 사찰중

잘알려진 곳은 갓바위(관봉석조여래좌상:보물 431호)일 것입니다. 

갓바위는 부산쪽을 바라보고 있어 부산사람들의 

기도는 잘들어 준다고 알려져 있어 특히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큰절에 가려 

잘알려지지 않는 갓바위 주변의 작근 절들을 소개합니다





목적지: 환성사- 불굴사 -  만불사  





 ◈ 환성사(環城寺) ◈




 ◈ 일주문 ◈






영천IC를 지나 무학산舞鶴山 계곡에 들어서니 도로 확장이 한창이다.

돼지 축사가 많아  냄새가 심한 중턱을 지나

산 위로 올라갈수록 긴 장마비 속에서도 녹음은 짙어가고

상큼한 솔향과 맑은 물소리가 들리는 계곡 위로

새로 지은 펜션들이 아름답게 꾸며져있다 









절입구에는 길도 없는 무성한 풀 위에 일주문이 덩그러니 서있다  

이 일주문은 불에 타고 남은 4개의 돌기둥을 이용하여 

최근에 복원하였다고 하며 일주문은 '만법귀일 일귀하처(萬法歸一一歸何處)'를 

상징하여 일렬로 서있는 기둥위에 세워졌다고 한다







주지 스님에의하면 이 일주문 돌기둥은 전국 사찰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고 건축학적 측면에서 가치가 높으며 

범어사의 일주문과 유사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천년고찰 환성사는 신라 시대때 팔공산 동화사를 중창한 

심지 왕사가 창건하였으며 조선 인조 때 신감 대사가 중수하였고, 

광무 원년(1897)에 항월대사가 다시 지었다



 ◈ 용연(龍淵) ◈








환성사가 절에 불탄 사연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환성산(環城山, 811.3m)과 무학산(舞鶴山, 574m)이 연꽃처럼 

감싸고 있는 천년고찰 환성사에는 심지 왕사가 이곳에 절터를 잡을 때, 

절 입구의 거북바위를 보고 “이 바위가 있는 한 

이 절은 쇠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예언하셨다한다. 



절이 날로 번창하여  일주문을 세우고 대웅전 앞에 

연못을 파 누각을 짓고 이름을 '수월관'이라 했다. 

그리고 만약 이 못을 메우면 절이 쇠락할 것이라 예언했다고 한다. 



조선 초까지 번성했던 환성사는 손님이 많은 것을 귀찮게 여긴 

주지스님이 거북바위의 목을 치자 연못이 핏빛으로 변했다 한다. 

연못을 보려고 불자들이 더 많아졌다 한다. 

지나던 한 객승이 “이 절에 사람이 많은 것은 

저 연못 때문이니 저것을 메우시오”라는 말을 남긴다. 



 ◈ 수월관 ◈








주지스님은 즉시 마을 사람들을 불러다 못을 메우기 시작했는데, 

흙을 한 삽을 퍼 넣자 갑자기 못 속에서 금송아지 한마리가 날아오르더니 

슬피 울고는 산 너머 동화사 쪽으로 가버렸다 한다.



또한  절에 불이 나서 절이 타버리고 대웅전과 수월관만 남게 되고 

그 이후로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게 되었다 한다





 ◈ 대웅전(보물 562호) ◈






전설이 어린 연못과 수월관을 지나 돌계단을 오르면 대웅전이 있으며

대웅전 앞에는  탑 하나와 야간에 장작불을 올려놓기 위해 만든 

노주대(爐柱臺)가 있다. 







대웅전은 환성사의 중심 건물로 정면 5칸ㆍ측면 4칸 규모이며, 

지붕은 팔작지붕으로 꾸몄다.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기둥 윗 부분에 

장식하여 짠 구조가 기둥 위뿐만 아니라 기둥 사이에도 있는 다포 양식이다. 

기둥은 가운데만 굵고 높거나 크지 않고 건물의 앞면과 옆면 길이가 

거의 같기 때문에 매우 안정된 비례를 이루고 있다. 



바깥쪽 단청은 새로 칠하여 옛 것과 새 것의 색이 섞여있다. 

건물의 구조나 단청이 대체로 옛스러움을 지니고 있는 건축물이다.



내부에는 화려한 불단이 있는데 목공예적인 장식으로 아름답다. 

수미단에는 물고기 원숭이와 각종 꽃문양들이 

비록 색깔은 잃었으나 그 아름다움은 여전히 남아 있다



 

환성사 行  



조용미





환성사의 수미단을 보고 돌아온 날 밤 

잠을 설쳤습니다 

연꽃과 모란 매화 국화 지저귀고 새들은 

향기를 뿜어내고 들짐승들 

밤새 머리맡을 어지러이 날아다녔습니다 



반야월 청천 지나 하양 가는 길 

밤에 지난 길들이 서툴게 펼쳐집니다 

탱자나무 울타리 좁은 길과 눈 녹은 계곡을 따라 

구불구불 수미단을 보러갑니다 



일주문 아래 길을 만들며 

절을 찾아다닙니다 

몸에 길이 새겨집니다 



 ◈ 심검당(경상북도 유형문화재 84호) ◈




심검당은 대웅전 옆에 있으며, 조선 초기에 지어진 것으로 보이며 

앞면 3칸ㆍ옆면 3칸의 규모로, 맞배지붕집이다. 

앞쪽에는 겹처마이고 뒤쪽은 홑처마의 구조로 지붕 처마를 받치면서 

장식을 겸하는 공포는 기둥 위에만 있는 간결한 주심포양식이다. 

순조 24년(1824)에 쓴 현판이 걸려 있다.



 ◈ 산신각과 원통전 ◈






대웅전 옆에는 산령각이 있으며

심검당 뒤로는 새로지은 원통전이 있다



 ◈ 부도 ◈










일주문 돌기둥 맞은 편에는 조선시대 석종형 부도와 원구형 부도 

통일신라 후기로 보이는 약사여래불 그리고 석탑 부재들이 있다.



환성사는 수목과 계곡이 잘 조화되어 주변 경치가 빼어나며

짙어가는 녹음에 구름 내려 앉은 산길을 걸으면 

적막은 달콤하고 고요는 여유로움을

주는 조용한 절집이다



 

자리 



조용미 





무엇이 있다가 

사라진 자리는 적막이 가득하다 



절이 있던 터 

연못이 있던 자리 

사람이 앉아 있던 자리 

꽃이 머물다 간 자리 



고요함의 현현, 



무엇이 있다 사라진 자리는 

바라볼 수 없는 고요로 

바글거린다





 ◈ 잠깐의 햇살아래  ◈








잠시 구름 사이로 보이는 햇살아래에서도 농부의 

손길은 채소 다듬느라 여념이 없고 과수원 한켠에서는 

산에서 따오는 자두 선별하느라 손길이 바쁘다. 



방금 딴 자두를 바지에 쓱쓱 닦고 한입 배어 무니

새콤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한차 가득 동네 이웃들의 몫까지  

싣고는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 불굴사(佛窟寺)  ◈




와촌면 강학리에 원효대사가 수도했다는 원효굴과 

신라삼국통일의 성업을 이룩한 김유신장군이 17세 때 

이 곳의 석굴에서 심신을 연마했다는 설과 

화랑의 수련장이었다는 구전이 남아있는 불굴사를 찾았다. 



불굴사는 팔공산 남쪽 기슭에 위치하고 있으며 자연으로 이루어진 

석굴 안에 부처님을  모셨다고 하여 불려진 이름으로 

신라 신문왕 때 창건되었다.





 ◈ 적멸보궁 ◈








경내는 1988년에 준공한 삼층석탑 뒤에 적멸보궁이 있는데 

이 속에 삼층석탑을 조성하여 인도에서 봉안해온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모시고 있다. 



적멸보궁 앞에는 보물 429호 삼층 석탑이 세워져 있다. 

이 탑은 2단의 기단(基壇) 위에 3층의 탑신(塔身)을 쌓아올린 형식으로 

신라석탑의 일반적인 양식을 따르고 있다. 



 ◈ 산령 독성각 ◈






적멸보궁 우측 계단 위에는 신령 독성각이 있다



 ◈ 약사전 ◈








약사보전에는 석조입불상이 모셔져 있는데, 

동북을 향해서 있으며 전각은 정동쪽으로 건립되어 있어 

특이한 점을 보이고 있다. 자연석 위에 받침대를 조각하고 

그 위에 불상을 세운 형태로 받침대는 2단으로 되어 있다 



전설에는 갓바위 부처님은 남자이고 불굴사의 약사불은 

여자로 부르기도 하는데 팔공산이 양(陽)이면 

안산인 불굴사의 산세는 음(陰)이라고 한다



산아래 음양리가 있는데 갓바위 쪽의 마을을 양지리라하고 

불굴사쪽의 마을을 음지리라하니 이는 음양조화가 

원만한 지형이라 할 수 있다. 



 ◈ 요사체와 공양간 ◈






대웅전 마당 끝에는 홍주암을 알리는 팻말이 서있며

그 팻말을 따라 내려가면 공양간이 있다

늦은 점심 시간이라 반찬이 없다며 미안한 듯 내어주는

공양주 보살의 푹익은 열무 김치와 버섯 된장국을

사발에 비며 한그릇 먹으니 보살의 고마운 마음까지 

더해져 맛이 일품이다









홍주암(紅珠庵)은 붉은 구슬이라는 의미로 붉은 태양을 뜻하는데 

음의 기운을 지니고 있는 불굴사에서 가장 이른 시간에 

해가 떠오르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지어졌다고 한다.



 ◈ 홍주암/원효굴 ◈












거대한 바위 절벽에 사다리를 한참 올라가면

절벽 중간에 석굴이 있는데 석굴에는 부처를 모신 곳과 

바위 틈새에서 석간수가 흐르는 곳이 있다



 ◈ 약수 ◈






석굴속의 약수터는 신라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아동제일약수(我東第一藥水)라는 글귀가 뚜렷하게 새겨져 있다. 

구전에 의하면 이 약수는 장군수라고도 하는데, 김유신 장군이 

이 물을 마시면서 삼국통일의 염원을 기도하였던 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 원효암(元曉岩) ◈






김유신과 원효대사가 수행했고 동굴 속 바위에 새겨진 

부처님의 온화로운 미소를 접할 수 있다.

이 석굴의 원효대사가 무애(無碍) 득도한 석굴이라 해서 원효암(元曉岩), 

또는 불암(佛庵) 이라 불린다.  이 석굴은 또한 김유신 장군의 

삼국통일 성취 기도처로도 알려져 있다. 



 ◈ 독성전 ◈








바위 정상 넓은 반석 위에 독성전(獨聖殿)이 있으며 

독성전은 정면 측면 각 1칸의 규모이며 맞배지붕 형식에 

익공계 양식의 공포로 지어졌다 







독성전에서는 영천지역 전경과 대구 포항 고속도로가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을 가진 아름답고 시원한 곳이다





 ◈ 만불사  ◈








불굴사를 나와 영천 만불사로 향했다. 만불사는 죽은자를 위하여

화엄만다라의 세계를 꾸며 놓은 곳으로 기존의 사찰과는 다르며

부도탑묘등 불교식 공원묘지라 할 수 있다



 ◈ 부다가야대탑형 인등탑  ◈




만불보전 앞에는 부처님이 깨달음을 이룬 인도 부다가야에 

세워진 마하보디사원의 대탑을 본뜬 탑이 놓여져 있다. 

높이가 55m에 이르는 이 탑은 3km 밖에서도 보일 정도로 웅장하다.



 ◈ 만불보전 ◈




만불보전 안에는 삼존불과 일만 칠천 옥불, 

수정유리광여래불 등이 봉안돼 있으며, 

삼존불 뒤편에 화엄의 세계를 표현한 

‘해인화장세계(海印華藏世界)’가 조성돼 있다.



 ◈아미타대불  ◈




아미타부처님은 과거 53불의 한 분인 세자재왕불(世自在王佛) 때 

이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감동해 임금의 지위를 버리고 

출가한 법장 비구(法藏 比丘)였다. 법장 비구는 

“부처님이 되어 모든 중생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겠다”며 

48가지 큰 서원〔48大願〕을 세웠는데, 

이 서원에 따라 어떤 중생이라도 지극한 마음으로 

열 번만 아미타부처님의 이름(명호)를 부르면 반드시 

극락세계에 날 수 있다고 한다. 



 ◈ 석등전(石燈殿)과 관음전 ◈






석등전(石燈殿)은 관세음보살 입상, 만불만석등, 관욕대, 

법성게법륜, 소범종, 유자영가동자상 등이 모셔져 있는 

관음전 바깥 구역으로 만불산를 참배하는 불자들이 

불교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진 공간이다.



 ◈ 황동와불열반상  ◈




부처님의 열반 모습을 형상화한 불상으로 

돌이나 나무로 조성한 다른 열반상들과는 달리 

세계 최초로 황동으로 조성돼 있다. 



 ◈ 관욕대 ◈




관욕대는 청정한 감로수로 아기부처님의 몸을 정갈히 

하는 의식을 행하는 곳으로 관욕대는 부처님에 대한 

공경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청정하게 하는 곳이다.



 





향 가득히 

극락 정토길 

합장 행렬은 하늘로 이어지고 

靈駕는 말 없음에 기원 속에 살고 있다. 





떠나는 자 

남는 자 





無常의 바다행렬은 

대웅전 마루를 넘고 





인연의 줄이거니 

원 그리는 

만남의 대열 속에 





부처만 움직일 줄 모른다.





정 영 자의 영주암중에서



  



 ◈ 돌할매  ◈








 

만불사를 가다보면 돌할매라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돌할매는 10kg 남짓한 둥근 돌인데 속으로 소원을 말한 뒤 

돌이 쉽게 들리면 그 소원은 이루어 지지 않고

이루어 질 것 같으면 돌이 무거워진다고 

한때 매스컴에 오르 내렸던 곳입니다





 ◈ 돌할배  ◈




혹시 돌이 쉽게 들리더라도 실망하지 마세요

여기에서도 음양의 조화는 살아 있습니다

인근에 돌할배가 있어 한번의 기회를 더줍니다!



인간의 미래를 돌이 알려주다니....







2006년 07월 23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