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고등학교재경총동창회

제목	오대산 서대 염불암
글쓴이	구갑수(46) [ kabsooku@hanmir.com ]
작성일	2005-12-07

♧초라한듯... 가장 포근한 너와집♣

**문명이 단절 된 곳...전깃불이 없으니 텔레비젼이 있을리 없고...세상사 돌아가는 곳이 멈추어 선 곳...강원도 오대산 서대염불암. 9월인데도 이곳은 날씨가 매섭다. 산야에 아직 파릇한 잎새가 여름임을 알리지만 너와집 굴뚝에는 군불 지피는 연기가 모락 피어 오른다. 무공해집...너와집...염불암...그곳에 내가 간다.

-*그곳에 가면*-

우리나라 산 중의 산 오대산...
문수신앙의 본거지 중국의 오대산을 닮았다 해서
\'五臺山\' 으로 명명된 기골이 장대한 산--오대산!

이 오대산에 동대. 서대. 남대. 북대. 그리고 중대 등
다섯 곳에 각각 암자를 지어 수행하니 오대산이라 하기도 한다.

동대 관음암, 남대 지장암, 북대 미륵암, 중대 적멸보궁....
그리고 서대에 염불암이 있다.

오늘은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서대 염불암을 찾아 나선다.

산짐승. 나무. 야생초. 이끼들이 저마다 특이한 삶을 예찬하고,
\'졸졸졸\'때로는 \'쏴아\' 골짜기마다 흘러내리는 청량한 계곡수는
흘러흘러 논밭을 적시고 시내를 이루다가 급기야는 한강을 이루어
수도 서울의 젖줄이 되고.... 인천 앞바다에 종착하여 바닷물이 된다.

강원도는 농경지보다 유난스레 산이 많은 곳.
배고픈 민초들은 산을 의지처 삼아 화전을 일구어 질긴 목숨을 이어간다.
나무 베고, 풀뿌리 캐 내고, 무성한 산야초에 불 질러 마련한 밭떼기에
감자, 콩,옥수수, 메밀. 수수, 조. 율무. 약초 심어
손바닥에 군살 배기도록 호미질 했다

개간때 베어 낸 아름드리 나무
자르고 쪼개어 벽에 두르고 지붕 얹어 비바람 가리고
추위 더위 막는 움막 만드니, 그야말로 현지 조달된 너와집이라.

화전민이 버리고 간 너와집 한 채.
동그라니 깊은 산 중의 무성한 잡초에 묻혀있다.
이따금 산 새 깃들고, 산짐승이 호흡을 가다듬는 텅 빈 너와집.
언제부터인가 걸망 하나 짊어진 선승(禪僧)이 찾아들고...

道를 구하는 운수납자에게는 더없는 훌륭한 토굴일터.......

여기에서 죽으리라...죽을 힘으로 깨우치리라.
숨소리 죽이고 면벽참선하는 도량(道場)이 되었다.

이름하여,\"西臺念佛庵(서대염불암)\"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
잠이 오면 잠을 때려잡고
사념(邪念)이 침입하면 일격에 쳐 부수며
부처가 보이면 부처를 박살내고
조사(祖師)가 나오면 한 방에 날려 버리면서
오늘도 수도승은 그렇게 오대산염불암의 돌부처가 되어간다.

2005년 12월 5일
부드러운 세상 가꾸는 부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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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의 말씀:
오대산서대염불암은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곳.
스님 한 분이 뼈를 깎는 참선의 도량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진은 상원사의 정식허가로 2004. 09.26일 찰영한 것입니다.
사진으로나마 너와집 암자인 \'서대염불암\'을 소개하면서....
이 사진의 무단복제를 불허(不許)합니다.

【오대산 서대염불암 너와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