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게 맞아주는 허상옥사장과 인사를 하고 맑은 공기에 탄복하고 주변을 보니 서암정사와 벽송사의 연등이 휘황찬란하다. 아! 오늘이 석가탄신일이구나.

참배는 못할망정 하루의 휴일을 사부대중에게 선물한 대웅의 자비가 감사하다.

"나무아비타불 관세음보살"

지리산 정기받은 갖은 산채로 솜씨좋게 요리한 음식이 죽인다(?)

밤새 들이켜도 취하지 않을 기분이지만 내일의 산행을 위해 아쉬움을 뒤로하고 취침.

당초에 칠선계곡으로의 산행을 계획했으나 현지사정이 여의치못해 백무동에서의 출발로 수정하였다.

22일 새벽 5시에 기상,아침식사와 점심 도시락 준비 그리고 장비를 챙긴 후 백무동 느티나무산장에 도착, 차량을 산장주인에게 맡기고 오늘의 천왕봉 등정을 시작하였다.

어제는 날씨가 좋더니 아침 일찍 빗방울이 뿌리기 시작한다.

오늘의 주 목표는 11명 전원의 무사 완등이다.

특히 천왕봉을 초등하는 분들도 여럿 있으니.

백무동에서부터의 갈증을 참샘의 시원한 자연수로 해결하고 하동바위를 통과 소지봉을 지나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했다.

가지고 온 물은 별로 필요없을 정도로 빗줄기의 산행이었다.

처음의 염려는 기우에 불과하고 저마다 순조롭게 산행을 계속한다.

장터목은 문자 그대로 장터다.

비에 젖은 도시락을 선채로 찡겨서 먹었다.

5월의 하순이지만 손이 시릴 정도로 기온은 차다.

추위와 바람속에 마음속으로는 천왕봉을 다음으로 미루고 싶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고 다시출발.

비닐카바를 하나 구입하여 위에 걸치니 한결 따스하다.

통천문을 지나 드디어 천왕봉에 다달았다.

주위는 안개와 구름에 덮혀 시야 제로.

불어오는 강풍앞에 서 있기도 힘들다.

빰을 때리는 빗방울이 이렇게 아플 줄이야.

서둘러 하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