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달 북쪽 구간을 마치고 남쪽 구간 반을 남겨 놓은 11월 느닷없이 두 편의 영화가 생각이 나네요. 서부달하면서 엉뚱한 영화이야기가 서로 연상이 안되지만 모두 11월에 일어난 일이라 기억을 더듬어 몇 자 적어 봅니다. 하도 오래 전에 본 영화라 가물가물합니다만 하나는 우리나라 영화 晩秋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 영화 Sweet November입니다. 둘다 흑백영화로 기억합니다.

만추는 1960연대 중후반 쯤 이만희 감독 신성일 문정숙 주연에 두 주인공이 우연히 만나 늦가을의 음산한 계절에, 모두가 사는 게 불안해하면서 서로 눈이 맞아 흔들리며 달리는 열차 화물칸에서 짜릿한 정사를 벌리는 것이 기억에 남고, 미국 영화 Sweet November는 1969년 경 군복무 중 본 영화인데 여주인공이 매달 남자를 바꿔치기 하다가 11월의 남자와 진정한 사랑을 한다는 그야말로 영화 같은 이야기입니다. 왜 계절적으로 전혀 Sweet 하지 않을 것 같은 11월의 남자와 진정한 사랑에 빠졌는지 한 번 상상 해 보세요?

두 편 영화 모두 11월, 낙엽 구르는 황량한 대지 위에 모든 것이 사라질 것 같은 계절에 무언가 붙잡으려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동래고 “가을의 전설”, 안소니 홉킨스, 브레뜨 피트 주연의 동명의 영화 장면처럼 광활한 땅위에서 무언가 이루어 질 것 같은 서울부산이어달리기에 달려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만추의 짜릿함도 느낄 수 있고, Sweet November의 달콤함도 느낄 수 있으며, 쌀쌀한 바람 속에 情도 느낄 수 있으며, 달리다 고개를 들면 맑은 가을 하늘과 먼 산 단풍도 볼 수 있습니다.

11월 15일(토): 제5구간 김천-성주-고령

11월 16일(일): 제6구간 고령-달성-창녕-밀양

11월 22일(토): 제7구간 밀양-창원-김해-부산 사하

11월 23일(일): 제8구간 부산 사하-구덕운동장-어린이대공원-모교 도착

남은 전 구간 11월을 느끼기에는 아주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