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충돌이 무역 갈등을 넘어 안보·기술·
체제 등 총체적 차원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세계 질서도 여기에 맞춰 재편되기 시작했다.
미·중의 대표적 각축장인 한국 역시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식의 줄타기가 더 이상 불가능한 상황에 봉착했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정책을 보면 2개월 뒤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이런 경향은 변하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따라서 한국의 전략적 선택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전반적 상황을 고려하면 답은 나와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민주·시장경제 진영에 가담할 의사를 분명히 하는 것은 물론, 가능하면 주도적 역할도 해야 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동맹인 미국과 멀어지는 탈미(脫美) 행보를 보인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괌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 불참했다. 이 회담은 지난 5월 3국 안보회의(DTT)에서 한국이 제안한 것이어서 더 황당하다.
정 장관은 회담에 참가할 경우, 코로나19 격리기간이어서 장관 이·취임식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해괴한 핑계까지 댔다.
지난달 22일에는 중국 외교 책임자가 서울이 아닌 부산을 찾았다.
중국엔 굽실거리고, 미국·일본과는 가급적 함께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비친다.
이런 가운데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31일 미국·일본·호주·인도의 4각 협력인 일명 ‘쿼드(Quad)’를 공식 국제기구로 만들 뜻을 밝혔다.
화상회의로 열린 한 포럼에서 “인도·태평양에서 우리의 공유된 이익과 가치를 반영하는 새로운 기구 창설”을 강조했는데 한국은 쏙 빠졌다.
4개국이 배제한 것인지, 문 정부가 불참을 희망한 것인지 알 수 없다.
탈미 행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미국은 일본, 호주와 함께 지난 7월 남중국해 해역에서 3국 해상 연합훈련을 했다.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무력행사를 견제하기 위한 것인데,
여기에도 한국은 끼지 않았다. 일·호주·인도 3국 통상장관은 아세안과 공급망 강화
문제를 협의 중이다. 중국 중심 생산기지에서 탈피하려는 준비다.
문 정부는 홍콩 사태를 보면서도 중심을 잡지 못한다.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관리자 : 정태년 [xosuswjd@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