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지키는 육군수도방위사령부, 제주·진해의 해군기지 등이 잇달아 민간인에 의해 뻥 뚫리는 어이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6일 수방사 예하 방공진지에 50대 취객이 땅을 파고 침입했고, 지난 7일엔 제주해군기지의 철조망을 불법 절단하고 들어간 시위꾼 2명이 90여 분간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은 채 제멋대로 휘젓고 다녔다. 앞서 지난 1월엔 정신질환자인 70대 노인이 진해해군기지에 무단 진입해 부대 안을 배회한 일도 있었다. 군의 기강(紀綱)이 허물어지다 못해 사실상 ‘허수아비’와 다를 바 없게 된 셈이다.
이런 참담한 현실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자초한 것과 마찬가지다. 지난해 3월 군의관들의 출퇴근 기록 조작, 지난해 6월 북한 어선 삼척항 입항 늑장 포착 등 군기(軍紀) 문란과 경계 실패 때마다 ‘반성과 재발 방지’를 거듭 천명해왔으나, 실제로 달라진 것은 없다. 17일 긴급 지휘관회의에서 “다시 한 번 뼈를 깎는 노력으로 경계 작전 시스템을 철저히 점검·보완하고 기강 확립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도 그 연장선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번에도 자책(自責)하기보다 부하 지휘관들부터 탓했다.
그러잖아도 정 장관은 굴종적인 대북 저자세로 안보 불안을 키워왔다.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도발조차 “불미스러운 충돌”이라고 했다. 지난해 10월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해 “9·19 남북군사합의에 미사일 발사 금지 표현이 없다”며 북한을 두둔하기까지 했다. 지난해 12월 F-35A 전력화 행사에도 북한 눈치를 보며 불참했다. 그러니 지난해 국회에선 보수 야당이 두 차례나 해임안을 제출했다. 당시 이낙연 총리도 교체를 청와대와 상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정 장관을 당장 경질해 군기를 바로 세워야 한다. 그래야 군의 형해화(形骸化)를 막을 수 있다.
관리자 : 정태년 [xosuswjd@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