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點心)어때요


여자에게는 몇 년을 사귀어온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여자에게

그남자란, '아주 오래된 여인들'의 가사처럼,주말이되면 의무

적으로 전화를 해서 관심도 없는 서로의 일과를 묻는 정도일 뿐

이라고생각 했습니다. 그리고,가끔 점심이나 같이 하는 깔끔한

관계라고 정의내린거죠.사실, 여자의애인이자 친구인 그남자는

종종 전화를 걸어, "우리 점심이나 같이 할래?" 라고 말했습니다.

여자는 버릇처럼 점심을 먹자는 남자의 말을 늘 짜증스럽게 받

아들이곤 했습니다. 그들이 만난 지 삼 년 째 되던날, 남자에게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우리.... 점심 먹을래?"

"밥 못 먹은 쉬신이라도 붙었어여? 매번 점심 먹자거 하는거

질리지도 않아요?"

여자는 한마디로 쏘아 붙였습니다.

그날 밤 여자앞으로, 이런 내용의 이메일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삼년전이나 지금이나 넌 여전히 바쁘구나.

넌 점점 여유라는 걸 잊고 사는애 같아 마음이 아프다.

아까 전화했던거 기분 나빴다면 이해해줘.

점심먹자 하는 나의 말이 그렇게 기분 나쁜 줄은 몰랐거든.

點心, 마음에 점을 찍는다...... 이말 좋지 않니..?

너에게 있어서 마음의 여유를 찾게 되는 시간이 나였으면 했어.

넌 그게 아니었나봐.

귀찮았다면 미안 하다.

다 신 널 귀찮게 하지 않을께.

...................

그제야 여자는 자신을 돌아 보았고.

그제야 여자는 남자를 사랑한다는 걸 알았고.

그제야 여자는 "점심 먹을래?" 하거 말하던 그사람의 마음이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