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사는 한 노인이 활쏘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도시에 사는 아들집에 왔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지내는 손주는 집에 없었습니다.
대회 사흘 전에 들른 노인은 시합 전날까지도 귀가하지 않는 손주때문에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노인이나 아들내외가 서로의 눈치만 보다 드디어 대회날짜가 다가왔습니다.
노인은 시합을 포기했고, 손주는 그로부터 나흘 후에냐 들어왔습니다.
손주는 머뭇거리며 말했습니다.
"발길 닿는대로 그냥 돌아다니다가..."
"따라오너라."
노인은 손주를 빈 활터로 데리고 갔습니다.
피곤했는지 손주는 바닥에 주저 않았고, 노인은 시위를 잡으며 호흡을 멈췄습니다. 그리고는 한 순간 시위를 놓고 말했습니다.
"그만 가야겠다. 화살을 찾아오너라."
손주는 100미터 전방으로 뛰어갔지만 화살은 과녁에 꽂혀 있지 않았습니다. 과녁 주위에도 화살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때 노인은 손주 옆으로 다가서며 말했습니다.
"너도 과녁 근처에서 화살을 찾는구나. 누구나 과녁을 향해 시위를 당기지만, 모든 화살이 과녁에 명중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허공을 향해 시위를 놓았을 때는..."
"할아버지, 그럼 허공으로 날아간 화살은 어떻게 찾습니까?"
노인이 나지막하게 대답했습니다.
"인생도 마찬가지란다. 삶의 목표를 향해 살아가지 않으면, 먼 훗날 너의 젊은 시절을 돌아볼 수 없게 된다. 허공으로 날아간 화살은 못 찾는 것처럼..."
손주는 허공을 바라보며 조용히 고개를 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