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한 상대는 없다. 하지만 해볼만 하다`

한국청소년축구대표팀이 7일 새벽(한국시간)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에서 열린 2003세계청소년대회 조추첨식에서 F조에 편성되며 험난한 여정을 예고했다.

한국과 함께 F조에 편성된 스위스, 나이지리아, 브라질은 각 대륙 예선에서 강한 전력을 과시하며 본선에 무난하게 합류한 팀들. 하지만 아시아청소년선수권 2연패를 거머쥔 한국의 전력을 감안하면 대회 2연속 16강 진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다.

▲`디펜딩 챔피언` 브라질 (남미예선 2위)

브라질은 라이벌 아르헨티나와 함께 최다우승 기록(4회)을 자랑하는 남미의 맹주로 성인팀의 명성을 청소년팀에서도 입증하고 있다. 브라질은 1983년 멕시코대회, 1985년 소련대회, 1993년 호주대회에 이어 지난 2003년 아랍에미레이트 대회를 석권했다.

이번 네덜란드 대회에서도 브라질은 아르헨티나, 스페인, 네덜란드와 함께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으며, 특히 한국에게는 청소년대회에서 맞붙은 4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는 등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 2월 열린 예선전을 겸한 2005 남미청소년선수권에서 개최국 콜롬비아와 아르헨티나에게 분패하며 득실차로 결승 라운드를 2위로 통과했다. 브라질은 남미대회 9경기동안 18득점 9실점을 기록하며 안정된 전력을 선보였다. 또한 2003 아랍에미레이트 대회에서 우승을 이끈 레네 웨베르 감독이 계속 팀을 이끌고 있어 조직력도 한층 높아졌다.

한국은 유연한 개인기와 지난대회 우승주역 페르난디뉴를 앞세운 브라질의 막강한 공격력을 방어하고 상대수비의 허점을 노리는 역습을 기반으로 `우승후보` 브라질과의 경기에 대비할 태세다.

▲`날으는 독수리` 나이지리아 (아프리카 예선 1위)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예선에서 공격과 수비면에서 모두 빼어난 모습을 보이며 1989년 준우승 신화 재현을 노리고 있다. 이밖에도 나이지리아는 1985년 소련대회에서는 3위를 차지했으며 1999년 자국에서 개최한 대회에서는 8강에 오른 전력이 있다.

나이지리아는 지난 2월 베넹에서 열린 2005 아프리카청소년선수권에서 무패로 우승 트로피를 획득했다. 또한 나이지리아는 이 대회에서 최다 득점(11점)과 최소 실점(3점)을 기록하면서 수비가 다소 허약하다는 아프리카 팀의 통념을 깨뜨렸다.

94년 나이지리아를 월드컵 16강으로 이끈 삼손 시아시아 감독이 팀을 지휘하고 있다. 특히 미국 아탈란타에서 유소년 팀들을 다년간 지도한 시아시아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통솔하는데에 뛰어난 역량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나이지리아의 예봉을 꺾기 위해서는 전반전 상대의 예봉을 꺽는데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통 아프리카 팀들은 선제골을 얻게되면 팀분위기가 큰 상승곡선을 그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 반면 실점을 허용하게 되면 어이없이 허물어지는 모습도 심심찮게 나타냈다.

▲ `알프스 기사` 스위스 (유럽 예선 4위)

이번 대회가 `처녀 출전`으로 기록될 스위스는 스페인, 터키, 우크라이나에 이어서 유럽예선 4위로 청소년대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스위스는 2002년 U-17 유럽청소년선수권에서 우승을 거둔 선수들이 고스란히 이번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결코 방심해서는 안될 상대다.

스위스는 지난해 7월 자국에서 열린 2004 유럽청소년선수권에서 U-17대회 우승주역인 필립 센데로스(아스날) 요한 볼란텐(PSV에인트호벤) 트란키요 바르네타(하노버)를 제외하고도 4강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특히 스위스는 이탈리아, 벨기에, 우크라이나가 버티고 있는 조별 예선을 1위로 여유있게 통과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비록 터키와의 4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3-2로 패배했지만, 성인팀의 유로2004 본선진출과 함께 스위스의 축구 위상이 한단계 상승했음을 입증한 대회였다.

한국은 스위스의 팀 색깔이 힘이 좋은 전형적인 유럽 스타일과 볼란텐과 아스날 2군에서 뛰고 있는 요한 두루의 유연함까지 겸비된 만큼 정밀한 분석을 통해 팀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