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아

새해 복 듬뿍 많이 받으시게~~~

정말 오래간 만이제? 그래도 너무 반갑제?
그 동안 내가 좀 너무 무심했는 것 널리 이해하시길 바란다.
정신없이 여기 싱가폴생활에 적응하며 달려온게 벌써 1년하고도 3개월이 넘어가는구나..
정말 세월이 유수같음을 실감하네 그려..

그리고 명절이나 새해가 바뀌는 이런때가 오면 한국의 친구들 모습이 더욱 그립고 궁금해지는구나.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난 이제 싱가폴 소시민이 다되어 편안히(?) 잘 살고 있다.
여기 에어컨없는 야외 호커센터(푸드코트)에서 이제는 니끼한 냄새의 거부감을 전혀 느끼지않으면서도 서민들이 먹는 반면(한국의 칼국수 비슷)으로 점심 먹는것도 익숙해져있는 나를
발견하면 참 인간은 환경에 쉽게 적응하며 살아가는 존재라는걸 깨닫게 된다.

여기 나의 초기 생활은 실망과 지겨움의 시간으로 시작되었는데 이제 회사 생활에도 어느정도 적응되어졌고 또 아는 만큼 바빠지는지라 내가 하고 있는 Offshore Business(그중에서도 해양 석유개발, 시추분야)에 점점더 많은걸 배우게 됨에 따라 요사이는 더욱더 정신없이 지내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작년 연말 균태와 안부전화때 나눈 얘기처럼, 현재 전세계를 몰아치고 있는 경제한파속에서도 우리회사는 이 불경기를 고정계약처(공기업)에 힘입어 잘 넘기고 있는 편이라 할 수 있는데.. 한국은 정말 힘든 친구들이 많이 있다고 들어 마음이 무거워지네 그려.. .
우리 친구들, 동래고의 저력으로 굳건히 어떤 어려움들도 잘 헤쳐 나갈것으로 믿는다^^

친구들이 내 구체적인 생활을 궁금해 할 것 같아 참고로 가족이야기를 하면,
아이(중 1, 여)와 집사람은 나보다 더 싱가폴생활을 즐기면서 살아가서, 그나마 내가 초창기 생각했던 우려를 없애면서 잘 적응하며 지내고 있슴.. 아이는 한반 14명중 8명이 한국사람(나머지는 세계각국 학생)인 미국계 국제학교를 아빠 등골빠지는줄 모르고 마냥 재미나게 다니고 있고.., 엄마도 같은 콘도(여기의 아파트)의 한국아줌마들과 모여서 수다떨고 또 교회봉사활동등으로 시간가는줄 모르고 바쁘게 살고 있어 처음의 나의 기우를 해소시켜주었슴..

요사이 생활의 활력을 내가 조금 더 찾게 된 것은, 드뎌 작년 연말에 한국에서는 두개씩이나 굴리던 자동차를 그언 1년넘을 동안 차 없이 살다가, 전세계의 경기침체에 힘입은 차값 대폭할인에 자극받아, 툐요타의 캠리의 유혹을 물리치고 애국심을 발휘하여 소나타(한국 차값 의 3배정도임)를 장만해서 이제  행동의 반경이 조금 더 자유로워 져서 이 단조로운 싱가폴 생활에 활력을 갖게되었다. 주말이면 말레이시아의 고속도로를 질주하므로써 이 작은 섬나라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었다는 말이제~

싱가폴이란 곳이 어떤면에서보면 이상한 구석이 꽤 있는 나라인데
싱가폴 소득(GDP기준으로)이 우리 한국의 1.5배가까이 정도되지만 소위 상류엘리트층인 공무원들과 잘나가는 외국계기업 직원들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월급쟁이들은 한국의 평균급여와 비슷하거나 또는 적은금액을 받고 생활을 하고 있는 형편임.(많은 소득은 많게 살수 있고, 적은 소득으로는 적게 살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되어있슴). 우리 회사 로컬 직원들도 마찬가지이지만..
하지만, 싱가폴은 보통의 낮은 임금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프라이드는 대단해서 은근히 한국을 무시할 때도 가끔 느끼곤 해..

여기 1년넘게 살면서 한국과 비교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왜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뛰어난 인재와 서비스 기술을 가지고도 싱가폴 만큼 선호되거나 평가를 받지 못하느냐 하는것인데..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몰라도.. 난 여러 환경요인중에서도 언어적인 면, 즉 영어가 가장 큰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여기 좀 살아보면 정말 듣기 싫은 싱글리쉬지만 외국인들에게도 자기의사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토론이 될 정도로 젊음이들은 거의 누구나 다 영어를 기본적으로 구사할 뿐만 아니라 모국어(중국어, 인도, 말레이어 중 하나)도 같이 사용하게 한 싱가폴 정부의 언어정책의 효과를 잘 나타내고 있는거라고 할 수 있지..    
이정도로 싱가폴 개론은 고만하고….~

친구들아~
한국에 있을 때 처럼,
온라인이든 오프라이든 그렇게 자주 연락하지 못하게 된 내 상황을 어느정도는 이해 해줄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아직 내 마음속에는 동고 친구들 한명 한명 모두 찐하게 간직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 우정에 변함이 없을 것으로 믿고 싶다..
안보면 잊혀진다고 했던가.. 하지만 친구들이 아래 있는 내 연락처로 생각날 때 가끔 연락해 주고, 또 나도 이 곳 61회 게시판을 보면서 친구들 소식을 보며 가끔 답하게 되면, 우리들 우정의 끈이 끊어지질 않고 계속 연결 될것으로 생각한다.

친구야 아직 우린 젊지 않나?
열심히 살고 또 옛 얼굴 그대로 정겹게 곧 다시 만나자!

올 한해 복 많이 많이 받고 가족들 다 건강하시게^^

싱가폴에서
친구 장순용

(연락처)
SIMON JANG
장순용 실장 드림
General Manager
Far East Offshore Pte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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