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벌써 가뭇거립니다. 밀린 일들을 정리하는 중 역사적 사건(?) 중원의 대혈전(노통과 젊은 검객)에 좀 정신이 팔려서 출장 갔던 일들이 머리 속에서 사그러 들어 버렸습니다.  

무순에서 저녁 식사한 곳은 한국사람이 직접 경영하는 식당이었는데 20만위엔(한화 3천만원 정도)을 주고 식당을 인수했더군요...
2층건물인데 평수는 대략 연건평 60평 정도 되는 것 같았습니다.
콩비지, 추어탕, 김치 한사발, 볶음밥, 맥주 2병, 감자전을 먹었더랬습니다. 그랬더니 75원(한국돈 만원)이 나왔군요...
맛있게 먹었습니다., 팁도 주었습니다...즐거운 식사였습니다...
참고로 여기 인건비(고졸)는 8시간 주 5일 기준으로 월 7만원이 채 안됩니다. 하지만 싼 만큼 속을 썩을 각오는 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전 안 합니다.  속이 잘 상하는 체질이래서...

일 이야기는 생략하겠습니다. 아! 그래도 좀 서운하니
간단하게 압축하겠습니다...."IT와 저임금 생산의 결합"을 만들어 내는 일입니다.

돌아오는 길은 고속버스를 이용했습니다. 그리고 중국 화장실에 대한 추억 하나를 더 머리 속에 넣을 기회를 주더군요...
그런 기회는 별로 안 좋아하는데... 때문에 생략하겠습니다...

북경까지 약 700KM....오후 3시에 출발 10시에 도착 예정...
7시간 쯤이야 ..서울 부산 25시간 경험도 있는데...
여태 고속버스는 한번도 이용한 적이 없었습니다. 차장이 아저씨군요.. 다른 버스는 차장이 아가씬데 여긴 왜 아씨징...아저씨가 비스켓과 생수 한통을 나눠 줍니다. 글고 뭐라고 뭐라고 쏼라쏼라 댑니다..화장실이 버스에 설치되어 있는데,,,깨끗이 잘 쓰고 등등...

광활한 중국대륙이 보이더군요...기차에서 잘 볼 수 없는 모습들이 눈에 생생하게 박혔습니다.
이쪽도 지평선,,,,저쪽도 지평선,,,, 그 한가운데 조그만 사람,.. 한사람이 쥐불을 놓고 있었습니다... 하늘 한번 보고 땅 한번 보고...
고속버스는 열나 달려갑니다.... 조그만 사람은 하늘 한번 보고...땅 한번 보고 ...
북경에서는 벤츠와 당나귀가 같이 도로를 주행하는 광경을 가끔 볼수 있습니다.  여기 이 평원에서는 철기시대 부족민을 보는 듯 합니다.

"차이"와 "관계"를 생각했습니다. ...중국사람...조선족 동포....줄곧 고민했던..그리고 이번 출장에서도 여지없이 고민해야 했던....
차이를 인정하고 공유를 찾자라는 ...이상....
차이를 인정하지만 공유를 찾지 못하는   ...현실...   그래서 차이도 인정하기 싫어지는...그리고 인정하지 않게되는...직선적인 역사관과 파쇼적으로 변화하는...제 자신...다그칩니다..하늘 한번 보고..땅한번 보는 저 사람을 보면서...

관계는 엊그제 대혈전에서 젊은 검객들이 칼날을 세우면서 주장한 시스템 같은 것인가요? 중국에서 관계는 흔히 꽌시(관계의 중국 발음)라고 합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윈윈...복잡한 그물망으로 중첩적으로 얽혀있는...일주일에 최소 몇번은 가져야 하는...기타 등등 기타등등... 음...역시 관계는 간단한게 아닌가 봅니다.

오다보니 날이 어둑어둑 해졌습니다. 중국 공안이 요령성을 지나 하북성으로 들어서니 검문을 하더군요...여권을 보여주니...제대로 확인을 하지 않습니다...영어를 잘 모르거든요...

잠시 검문을 하는 사이 휴게실에 들렀습니다. 매점에는 우동도 팔고, 만두도 팔더군요..다시 출발입니다...한참을 가는데...버스 기사 머리통 모양이 이상해 졌습니다. 분명 스포츠 깍두기 머리였는데..
더벅머리로 바뀐 것입니다....아뿔사... 차를 잘못 탄 것입니다...
위기에는 침착..침착...몇번을 외웁니다..그리고 일어서서 버스기사에게로 달려나갔습니다...근데 아!!!  다행입니다...깍두기 머리 버스기사는 차장으로 변했고...차장이 버스를 몰고 있습니다....

새삼 자본주의/사회주의,,원가절감,,효율성..임금..안전...이딴것들 생각으로 놀란 가슴을 가라앉혔습니다.

하북성에 들어서면서 만리장성의 동쪽 끝인 산해관이라는 곳을 지나게 됩니다. 옛 중국관리들이 동북 3성으로 부임을 할때 친구들이 배웅을 해주는 마지막 장소라고 들은 기억이 납니다..."送君"...뭐 이런 시들도 읊조리고...3배주도 돌리고... 이 이별은 영원한 생이별이니 그도 그럴것 같습니다. 동북3성 임지로 가면 살아서 다시 보기 힘들었다나요...요즘은 세계 어디든 하루이틀이면 날아가서 친구도 보고 술도 마실수 있으니 예전의 애틋,낭만 이런건 없어 졌죠..

산해관 옆에는 맹강녀 전설이 전해지는 곳도 있습니다. 만리장성 노역 나간 남편 겨울옷을 만들어서 겨우 찾아갔는데 벌써 죽어버렸더랍니다. 그래서 맹강녀도 몸을 바다에 던져 버렸다는 슬픈 전설입니다..... 날이 어두워졌습니다. 그리고 잠을 청했습니다.

잘 도착했습니다. 10시에 비교적 정확하게 도착을 했습니다. 집에는 반가운 사람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 집이 좋습니다.
아! 고향이 보고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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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순 선배님 감사합니다. 꼭 배 선배님께 연락드리겠습니다.
김성래 선배님...저 캐나다 가면 재워 주시나요...
계속 종종 열심히 들락나락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