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 망월산악회 
| 제목 | 피뽑기 |
|---|---|
| 글쓴이 | 김영환(56) [ pat@patkim.com ] |
| 작성일 | 2020-07-14 |
피뽑기
손바닥만큼
남은 대야미 논에
포기 벌이가 한창이다.
민둥대머리 성긴 머리카락마냥
간신히 무논 바닥을 버티던 저들이
어느 새 빼곡하니 논 바닥을 지워냈다.
아직은 아니다.
더 있어 이삭 필 무렵이면
창칼 잎새 더 짙고
큰 키로 불쑥 솟아나
농부의 표적으로 뿌리채 뽑혀
논두렁서 말라 죽어가리니
그 이름도 유별한 '피'다.
포기벌이가 끝날 무렵이면
피뽑기는 노인네 흰머리
뽑기만큼이나 수월타.
여즉 여여하다가
순간 유난을 떨어
유별나게 높이로 빛깔로
저를 드러내니 농부의 눈과 발
그리고 손아귀를 어찌 당해낼소냐.
뭔 오일장?
양산 장날은 일육일인데....
나만이 그랬을까?
요며칠,
그 여름의 유별랐던
'삼양동 정육점' 인지
'삼양동옥탑방'인지가
떠올랐음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