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월 마라톤 모임도 정식으로 출범했고 풀코스 도전하겠다는
의욕을 가지신 후배 동문들이 많아 4년전 내가 처음으로 풀코스
도전한 경험을 몇 자 적어 볼까합니다. 지나 가면서 가볍게 한 번
읽어 보세요.

1999년 첫 일요일 우리팀은 서울마라톤클럽이 주최하는 마라톤
풀코스 42.195 Km에 출전하기로 합의하고 98년 12월 말부터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남은 기간이 두 달 남짓 무모한 도전을 한 것이다.

이때가 우리팀이 등산한 지 9년, 우리는 등산을 부지런히 했다.
우리팀이란 42회 이근해와 지금 일본에 가 있는 조대영, 근해 친구
연세의대 안영수, 서경 교수, 개업원장 권순대 선생, 은행지점장
신재식 선생, 지금은 조대영을 제외한 전원이 울트라를 완주하신 분들이다. 우리 일행을 산행을 주로 북한산의 어려운 코스를 잡아
스피드 산행을 즐겼다. 주로 구기동을 출발 비봉능선, 암문, 대남문,
대성문, 보국문, 대동문, 용암문의 산성 주능선을 지나, 만경봉에서
다시 노적봉, 남장대, 소남문, 삼천사로 내려가서 다시 진관사로 해서 비봉 구기동으로 하산하여 8-9시간의 산행을 즐겼다. 계절에
한번씩 북도산(북한산과 도봉산의 준말)도 가끔 하고 원거리 산행은 지리산 구례 성삼재에서 천황봉까지 10시간에 종주하고,
설악산 마등령과 공룡능선, 소백산 종주, 덕유산 남북 종주, 영남
Alps 종주 등 매주 일요일 거의 예외없이 등산을 다녔다.

등산을 좀 한터라 심폐기능과 다리의 힘이 있지 싶어 한강에서 마라톤 연습을 한 첫 날 쉬지 않고 달린 시간이 2시간 30분, 이 시간이 지나니 아무리 뛸려해도 발이 저절로, 자동적으로 멈추어 지고 더
뛸 수가 없었다. 등산한 다리가 마라톤에서는 맥을 못추고 달리고 난 후 무릎의 고통은 이루 말 할 수가 없었다. 절둑거리는 다리가
다음 주말에는 좀 풀렸는데 2번째 연습에서 쉬지 않고 달린 시간이
2시간 40분, 일주 전보다 10분을 더 달린 셈인데 다리 아프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매주 단체연습을 주말마다 계속하여 대회전최고로 많이 달려 본 거리가 30 Km쯤 되었을 것이다.

두어달 연습후에 3월 첫 일요일 처음으로 풀코스를 뛰어보니
기록이 4시간 50분, 완주의 기쁨은 어느 대회보다도 컸다. 두달 연습하고 풀코스를 달려도 무릎의 통증은 여전했고 2주후에 경주
동아마라톤에 출전했고 기록이 4시간 24분으로 단축이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겁없이 무모하게 처음부터 풀코스를 달렸다. 연습지도를 받은 것도 아니고 체계적이지도 못했다. 그 뒤에 자료를 보니
처음부터 2개월 연습으로 풀코스를 달린 것이 참 무리를 했다 싶지만 어려운 관문을 잘 통과했다 싶었다. 그 뒤로 봄 가을로 풀코스에 참가하고 있지만 처음 뛴 풀코스 만큼 감격은 덜하다.

연습을 좀 하신 분은 풀코스 완주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 실 필요는
없지 싶다. 연습한 만큼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 마라톤이니
풀코스 처음 하시는 분은 지금도 늦지 않으니 동계훈련을 부지런히 하여 좋은 기록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